환율이 개장초의 급락세를 꺾고 반등기운을 띠고 있다. 그러나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 역시 크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은 보합권 주변부를 거닐었다. 밤새 달러/엔 환율이 116엔대로 크게 떨어진 것이 환율의 급락출발을 유도했으나 시장은 이내 반등하면서 오름세로 방향을 전환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는 주변 여건도 원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 오후에는 달러/엔의 추가 반등과 업체 매물 출회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1,300원은 여전히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위아래 제한되는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20원 오른 1,297.7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개장초 역외매수세와 결제수요가 강해 환율을 보합권으로 반등시켰으며 시장 정서는 이리저리 휘둘리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거래에 몸을 사리고 있다. 전날보다 3.50원 내린 1,294원에 출발한 환율은 다음 거래를 1,295.50원에 체결하며 낙폭을 줄여 1,296원선으로 튀어올랐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개장초 1,300원대에서 달러/엔 하락을 타고 내림세를 보이며 1,296/1,298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했다. 이후 환율은 10시 1,297.70원을 기록, 오름세로 전환했으며 10시 33분 1,298.20원을 고점으로 경신한 뒤 대체로 보합권에서 등락하다가 달러/엔의 117엔대 돌파로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117엔 이상으로 반등했지만 언제 떨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쉽게 따라갈 수도 없다"며 "1,298원에 대한 경계감으로 쉽게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달러/엔이 117.50엔 이상 튀면 1,299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쉽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며 "달러/엔이 오르면 팔려고 내놓으려는 사람이 많아 오후에는 물량 공급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석을 앞두고 자금수요가 많아 물량 부담이 위로는 꽤 크다"며 "외국인 주식순매도도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장에서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이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강하게 반등, 낮 11시 58분 현재 117.25엔을 가리키고 있다. 일본 시오카와 재무상은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외환시장을 지켜보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엔은 20일 뉴욕장에서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과 시오카와 재무상의 엔화 매도설 부인 발언으로 7개월중 최저 수준인 116.24엔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뉴욕 증시가 나흘째 하락하고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달러화를 약세로 몰고 가는데다 9월말 일본의 반기결산을 앞두고 일본 기업들의 본국상환을 위한 자금수요가 달러·미국채권 매도-엔화 매수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달러/엔의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엔/원 환율은 엔화 강세-원 약세의 상반된 움직임으로 인해 장중 100엔당 1,114.81원까지 올라섰으며 같은 시각 현재 1,106.68원을 기록중이다. 지난 1월 4일 1,128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 수급은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 결제수요가 아래쪽을 받치고 있는 반면 1,298원선에서는 네고물량이 버티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날까지 닷새째 주식 팔자에 적극적이다. 낮 11시 58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73억원, 1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환율 하락을 막으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감을 불어넣고 있다. 외국인 주식매도분의 역송금 수요는 아직 크지 않으나 시장 추이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