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델리(대표 문병창.www.ideli.co.kr)는 축산물 유통회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난 5월 벤처기업 지정을 받았다. 축산물 유통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축산물의 경우 규격화가 힘들어 온라인 거래가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회사는 과감하게 축산물 유통에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를 도입했다. 1994년 축산기업협동중앙회의 자회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그동안 수입 쇠고기와 돼지고기 부분육을 5천여 정육점과 유통회사 등에 판매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수입 쇠고기 판매처 제한조치를 없애겠다고 예고(이달 10일 시행)함에 따라 축산물 유통에 지각 변동이 불을 보듯 뻔하게 예상됐다. 이로 인해 국내산과 수입산 쇠고기의 동시 판매점이 급증하고 해외대형패커(정육 유통업체)의 국내 진출이 급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병창 회장은 "외국의 선진 패커들에 맞서기 위해선 축산물 유통방식을 온라인 거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1년여의 준비끝에 지난해 9월 축산물 B2B 사이트를 구축했고 올 5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일반 경매뿐 아니라 실시간 경매서비스를 제공하며 주택은행과 제휴해 안정성 높은 결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고기를 팔고자 하는 고객이나 사기를 희망하는 정육점들은 이 사이트를 통하면 된다는게 아이델리의 설명이다. 아이델리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의 자체 수입육이나 축산농가로부터 위탁받은 축산물을 경매에 부친다. 거래가 이뤄지면 하루만에 전국에 배달해 주는 배송시스템도 갖췄다. B2B 방식을 이용하면 종전 6~7단계이던 축산물 유통이 2~3단계로 줄어들게 된다고 문 회장은 말했다. 그는 유통 단계가 줄어들기 때문에 축산물 유통가격도 종전방식과 비교해 약 30% 싸진다고 주장했다. 아이델리는 축산기업중앙회와 제휴를 맺고 산하 2백20개 시.군.구지부(4만5천여명)을 프랜차이즈로 끌어들이고 이들을 통해 B2B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아이델리의 올해 매출액 목표는 1천억원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엔 매출액이 3천5백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02)678-8577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