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주식 시장에 '꿩도 먹고 알도 먹는' 배당투자 바람이 불고있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데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인기다. 특히 세계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태에서 터져나온 미국의 테러 참사가 경기 회복을 늦추고 증시의 향방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투자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전문가들도 주가 약세 또는 횡보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속에서 배당투자가 올 가을 증시의 최대 테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에 예금하기보다 '기업에 저축'하는게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배당투자 여건 조성 =저금리 기조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상장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이 회사채 금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ROE가 높다는 것은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낸다는 의미로, 그만큼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보다 발행 기업의 주식을 사는게 향후 높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예상 배당률 상위 50개 상장기업의 평균 ROE는 7.8%로 3년 만기 회사채수익률 연 7.2%를 앞지를 전망이다. 실질적인 투자수익률인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도 회사채 수익률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 성향이 높은 30개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0.2%로 회사채 수익률(7.2%)보다 3%포인트나 높을 전망이다. 주식 투자원금에 대한 손익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주식투자자의 수익률이 회사채를 산 사람보다 높았다는 의미다. 배당투자의 장점 =배당수익 시세차익 세금절감 등 '1석3조'를 노릴 수 있다. 우선 은행 예금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6%를 넘는 기업이 상장법인만 20여개에 달한다. 한솔제지 LG석유화학 부산도시가스 제일모직 아세아제지 한국포리올 현대미포조선 풍산 등은 8~11%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4%대에 진입한 은행 정기 예금 금리에 비할 바가 아니다. 두번째는 시세차익. 영업을 잘해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하는 기업은 많은 배당을 하기 힘들다. 고배당 종목들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돼 주가 급락의 위험이 낮다. 오히려 고배당 기업의 주가는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연초보다 주가가 65% 급등한 S-Oil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지막으로 세금절감 효과를 꼽을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1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장기투자자의 배당소득에 대해 오는 2003년까지 한시적으로 세금이 면제되고 있다. 최근에는 반기마다 배당하는 중간배당 실시 기업도 늘고 있어 배당투자 메리트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배당투자 요령 =안정적 수익기반을 갖추고 경기 영향을 덜 받으면서 매년 꾸준한 배당을 실시해온 전통주를 선택하는 것이 배당투자의 요체다. 가스 제지 화학 업종이 유리하다.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1% 가량 높은 우선주도 빼놓을 수 없는 배당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는 특성을 고려, 보통주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낮은 우선주를 고르는 것도 한가지 요령이다. 현대차2우B 등 신형 우선주도 기업 실적에 관계 없이 일정수준의 배당을 약속한 주식이기 때문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LG화학 LG생활건강 세아제강 등 지주회사의 자회사도 빼놓을 수 없는 고배당 예상주다. 지주회사의 수입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회사들이 지주회사를 위해 배당률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대구백화점 한국포리올 한국화인케미칼 등 중간배당 실시기업도 주목해야 한다. 직접투자가 꺼려진다면 배당주펀드를 활용하면 된다. 최근 배당투자 열기를 반영, 각 투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배당주펀드를 내놓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