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전쟁] 수출전선 '먹구름' .. 갈수록 불안한 수출...긴급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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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경기가 미 테러 참사의 여파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우선 테러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시장이 얼어붙었다.
중동지역 수출 전망도 '시계 제로(0)'의 안개 속이다.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테러지원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보복이 임박한 탓이다.
'미국발 세계 동시불황'의 2단계 파고가 국내 수출업계를 옥죄고 있다.
◇ 사라진 미국 크리스마스 특수 =반도체 및 PC(개인용 컴퓨터) 업계에서는 '연말 장사는 물건너 갔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테러 참사를 겪은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적 공황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크리스마스 및 연말 특수가 크게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지역에 대한 9월까지의 수출물량은 계약이 돼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테러 여파로 추가 물량 협의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삼보컴퓨터 관계자)
가전 의류 등 다른 업종들도 정도의 차이뿐 미국 시장에 걸었던 특수 기대가 소멸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수출품들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26∼42%나 된다.
미국 시장이 테러 충격으로부터 조속히 되살아나지 않을 경우 국내 수출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 걱정스런 아시아 시장 =테러 참사와 보복 공격으로 인한 미국 경기 침체가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면서 미국시장에 수출의 상당부분을 의존해 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도 상황이 심각해졌다.
문제는 그 여파로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전자부품 등 원부자재 수출이 동반 타격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극심한 경기 부진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는 테러 참사 이후 엔.달러 환율하락(엔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수출이 급감,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EU(유럽연합)와 함께 전통적인 3대 수출시장의 하나인 일본이 완전히 가라앉을지도 모르는 판이다.
아시아 시장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3.9%(올 1∼8월)를 차지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 '3중시장'도 불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격이 임박하면서 중동지역에 대한 상품 수출은 물론 플랜트 수주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이 지역에 '전운'이 감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사업비중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아랍권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분류되는 이집트에서도 한국 상사원들이 본사에 철수 대책을 마련, 보고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다른 신흥시장으로 주목받아온 중남미 역시 미국 경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만큼 상당기간 수출 확대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달말로 예정됐던 김대중 대통령의 남미 순방 계획도 미 테러 참사로 무기 연기된 상태다.
윤상직 산자부 수출과장은 "미 테러 참사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지 여부는 미국의 보복과 아랍권의 대응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