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채권을 대부분 거래하는 세계적인 채권중개업체인 칸토 피츠제럴드(Cantor Fitzerald)가 이번 테러사건으로 초토화되다시피해 앞으로 재무부채권거래가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미 재무부채권은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로 칸토 피츠제럴드는 이스피드(eSpeed)라는 독자적인 전자채권거래시스템을 통해 하루평균 2천억달러 가량을 거래해 왔다. 이스피드는 재무부채권은 물론 주택모기지채권에서부터 일반 회사채까지 각종 채권의 이자율동향을 완벽하게 제공, 회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게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따라서 채권전문가들은 이 회사의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 회사는 물론 전체 채권시장이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올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세계에 직원수가 2천3백명인 이 회사의 본사는 지난 11일 첫번째 비행기충돌이 있었던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빌딩원 1백1~1백5층. 이곳에만 1천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생존이 확인된 직원은 3백20명으로 본사 직원의 70%에 가까운 6백80명의 생사가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실종자가운데는 회사의 수석시장전략가로 재무부채권의 동향분석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윌리암 미한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지난달까지 코네티컷주의 다리엔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이곳 세계무역센터로 출근한지 꼭 열흘만에 참사를 당했다. 사고당시 걸어서 건물로 들어가다 대피해 간신히 생명을 구한 하워드 루트니크 회장 겸 CEO는 "당시 1백3층에서 일하던 내 동생도 아직 찾지 못했다"며 같은 처지에 있는 실종자가족들을 위로하면서 업무를 챙기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상황이다. 회사측은 "몇해전 바로 이 빌딩에서 폭발사고가 났을때 긴급대피계획을 마련해 인근 뉴저지주에 자료백업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직원들이 실종된 처지여서 정상적인 채권 거래가 가능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