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2일 문을 열지 않았지만 도쿄증시는 이날 미국 테러사건의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 화폐단위를 뺀 닛케이평균주가가 뉴욕의 다우존스공업 30종평균지수보다 밑으로 내려간 진풍경을 연출했다. 닛케이주가와 다우존스지수의 산술적인 수치가 역전된 것은 지난 1955년 이후 46년만의 일이다. 12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한때 9천6백4.4엔까지 추락,11일 다우존스 폐장지수 9,605.51보다 1.11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2일 닛케이 종가는 9천6백10엔으로 마감했다. 13일에도 닛케이주가는 한때 9천5백엔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닛케이주가는 일본 경제가 기세등등했던 지난 89년 말 사상최고치인 3만8천9백15엔까지 치고 올라갔으며 이 당시 다우존스지수는 2,753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일본 경제가 몰락의 길을 걸은 90년대 들어 닛케이주가가 미끄럼질을 계속한 반면 다우존스지수는 꾸준히 상승, 격차가 급속히 좁혀져 왔다. 도쿄 증권가에서는 닛케이주가 산정에 새로 편입된 하이테크주들이 최근의 IT(정보기술)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도 역전극을 부채질한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증시가 비상사태로 13일에도 문을 닫은 상태라 두 주가지수의 평면적 비교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해프닝을 일본경제의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