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 미국 테러쇼크에 따른 급락 분위기에서 탈피, 오름세를 탔다. 달러화 가치를 지키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지원이 국제 외환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있는데다 국내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의지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기댄 역내외의 달러 매수세 가담이 환율 상승을 도왔다.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관망'에 가까운 거래 형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추가 상승 하락의 가능성보다는 '1,287∼1,290원' 범위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많다. 1,290원대 안착은 두고 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10원 오른 1,289.2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거래가 없었던 가운데 전날보다 0.80원 오른 1,286.9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86.50원을 저점으로 찍은 뒤 오름세를 이어 11시 10분경 1,290.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1,290원대에서 나온 네고물량과 달러/엔 반락 등으로 서서히 밀리기 시작한 환율은 11시 44분경 1,288.80원까지 하락하면서 1,288원선을 거닐었다. 오후에도 달러/엔 환율과 물량 출회 여부가 관건인 가운데 큰 폭의 움직임은 없을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중에 물량이 많지 않아 오름세가 다소 가파르게 진행됐다"며 "1,290원 이상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고 좀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계은행이 여전히 거래를 자제하고 있고 업체의 실수가 좌우하고 있어 오후 거래는 1,287∼1,290원 범위에 묶일 것"이라며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미국의 금리인하를 감안한 거래를 하고 있지만 뉴욕 증시가 개장해봐야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시장심리가 달러매수를 억지로 우겨 넣다시피해 1,290원대로 잠시 올랐으나 이내 달러를 되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을 보고 포지션을 가져가지만 달러 매수(롱)마인드가 여전하다"며 "달러/엔이 빠져도 달러/원은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낮 12시 4분 현재 119.41엔으로 내림세로 전환했다. 전날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화 지원을 업고 오름세를 보이며 119.48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장중 119.60엔대까지 오름세를 탔으나 이내 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전날 시중은행에 각각 630억달러, 170억달러를 지원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380달러 이상의 자금을 공급했다. 일본의 미조구치 잼베이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엔화가치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엔화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엔화 약세를 부추겼으나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업체들은 개장초부터 강하진 않지만 꾸준하게 매수에 나섰다가 1,290원대 이상에서는 물량을 내놓았다. 역외세력도 한때 매수에 나서 환율 상승을 도왔다. '달러를 사야하지 않느냐'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시중포지션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다. 전날 테러쇼크의 직격탄을 맞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반등에 나서 같은 시각 전날보다 14.85포인트 오른 490.21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를 한 외국인은 방향을 틀어 거래소에서 37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