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태의 영향으로 국제시장에서 금값이 폭등한 가운데 국내시장에서도 금값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농산물 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했다. 12일 금도매시장에서 금값은 전날보다 2천2백원(4.6%) 뛰어오른 5만2백원(3.75g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금값이 5만8천원까지 치솟았던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약 10년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에 앞서 11일 밤 10시38분(현지시간 11일 오전 9시38분) 거래가 중단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14달러 폭등한 온스당 2백84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귀금속판매업중앙회 관계자는 "미국시장에서 장중 한때 2백9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이 일단 진정세를 보이긴 했지만 사태가 워낙 급박해 향후 금값 변화를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수입업자들의 경우 금값이 5만5천원 이상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내일부터는 금값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수산물시장은 미국 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림부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앞으로도 국내 농산물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출입은 LA를 비롯한 미 서부지역 항구에서 80% 이상 이뤄지지만 이번 동시다발 테러는 미국 동부지역에 국한돼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최근의 달러화 약세로 농산물수입가격이 오히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최세균 국제농업실장은 "이번 사태의 여파로 국제적으로 곡물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달러화 약세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