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브라질 용병 산드로(21)가 삼바축구의 진가를 발휘하며 위기에 빠진 팀의 수호신을 자처하고 나섰다. 고비때마다 한 방씩 터트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산드로는 플레이메이커인 고종수(23)가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팀이 흔들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9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버팀목이 됐다. 수원은 산드로의 활약에 힘입어 8월 1일 포항전 승리이후 계속돼 온 `5경기연속무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으며 다시 2위로 뛰어올랐다. 산드로의 뛰어난 골감각에 대해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의 자질을 갖췄다"고 미리부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김호감독은 "산드로가 남은 경기에서 어느 정도 활약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성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산드로는 항상 팀이 위기에 빠졌거나, 아니면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 그의 값어치를 스스로 높여 나갔다. 올 시즌 첫 대회였던 아디다스컵대회 결승 2차전에서 선취골을 넣어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2001아시안클럽선수권대회 결승전 주빌로 이와타(일본)와의 경기에서는결승골을 뽑았다. 또 아시안수퍼컵 알샤바브(이란)와의 1차전에서도 팀의 두번째 골을 넣어 비록결승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결국 팀이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국내 프로리그에서도 산드로는 중요한 때는 꼭 `한 몫'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9일 경기 역시 수원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한 판이었다. 만일 패했더라면 우승의 꿈을 어느 정도 접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산드로의 원맨쇼에 힘입어 수원은 위기를 넘기고 잔여경기를 기약했다. 산드로 개인으로서는 11골로 파울링뇨(울산)와 득점 공동선두에 올라 득점왕 타이틀까지 넘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러시아출신으로 98년, 99년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팀동료 데니스(23)에 이어 산드로도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지난해 한국땅을 밟았다. 고종수가 부상으로 빠져 팀이 위기에 놓인 올 시즌은 산드로가 그 꿈을 이루기에는 아주 좋은 기회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