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00
수정2006.04.02 02:04
국내 간판급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전문경영인과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한국CEO포럼이 경제 전반의 일대 개혁을 요구하는 '개혁지향 경제단체'로서의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회원도 이미 1백42명으로 늘어나 제6의 경제단체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CEO포럼은 지난 6월 포럼 창립 당시만 하더라도 주주중시의 경영을 통한 기업경쟁력 제고방안을 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됐었다.
포럼의 정관에도 전문경영인의 역할 정립, 전문경영인의 핵심역량강화와 정보 공유, 전문경영인의 독립적 정책대안 제시 등이 설립 취지라고 설명되어 있다.
때문에 CEO포럼은 '오너'들의 모임으로 불리는 전경련 등 기존 경제단체에 대칭되는 조직으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차 정책세미나와 향후 행사 계획을 보면 CEO포럼의 행동반경은 단순히 전문경영인들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경제현안 뿐만아니라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 개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50여명의 전문경영인과 대학교수 등이 참석한 1차 정책 세미나에서는 현재의 어려운 경제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은 물론 정부 정치 교육분야의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됐다.
교육분야에서는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며 대학 시장을 완전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정치 정부 부문에서도 지구당 폐지, 고시제도 폐지, 공무원의 2원화(직업 전문직) 등 다소 급진적으로 비치는 안이 제시됐다.
물론 이날 제기된 안들은 실현가능성이라든가 도입했을 경우의 부작용 등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참석자들이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안된다'는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CEO포럼이 현재 추진중인 향후 행사도 기존 경제단체들과 비교하면 매우 개혁지향적이다.
문제의식을 갖고 현 경제 시스템의 잘못된 점을 하나하나씩 개선해 나간다는게 기본 방침이다.
포럼 간사를 맡고 있는 곽만순 카톨릭대 교수는 "기존 경제단체처럼 아침조찬회를 열어 장관의 강의를 듣는 모임을 갖지는 않겠다.
현재의 문제를 놓고 정부 정치권의 책임자와 만나 얼굴을 맞대고 토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전에 대권후보들을 초청해 토론을 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권주자들의 경제마인드를 검증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CEO포럼은 전문경영인의 자질 향상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업경영인이 훌륭한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것.
포럼은 이를 위해 회원 전문경영인들이 경제 기술 흐름을 예측하는데 자신의 생각에 오류가 없는지를 알아 볼 수 있도록 델파이 전자투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회의석상에 이 시스템이 마련되면 회원들은 자신의 전망과 회원 전체의 전망을 바로 비교할 수 있어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포럼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CEO포럼은 창립총회 이후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박내회 서강대 교수, 김윤 삼양사 부회장, 김영주 이건창호 사장, 홍원식 남양유업 사장, 이상영 한국주택채권유동화 사장 등 10여명을 추가로 영입해 회원이 1백42명으로 늘어났다.
포럼은 앞으로 회원을 2백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한국CEO포럼이 제6의 경제단체로서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된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