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좋은 실적을 내고도 증권시장에서 '왕따'를 당하는 상장업체와 코스닥 등록기업이 적지 않다. 투자자가 상장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해 본질이 되는 기업내용이 아닌 기업외적인 요인에 따라 충동매매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기업설명회(IR) 활동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자본시장의 메카인 미국 월가에서도 IR 활동이 변변치 못한 상장사는 기관투자가나 펀드매니저들로부터 "투명하지 못한 기업"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국내외에서 IR 행사를 갖고 영업활동과 청사진을 밝히는 것은 통상적인 기업활동의 하나가 됐다. 최근에는 아예 IR가 CEO의 경영능력을 재는 잣대가 돼 "CEO 주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한국IR협의회가 2백76개 상장.등록 기업을 대상으로 IR 활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CEO의 78.9%가 IR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EO 10명중 8명 정도가 IR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내에 IR전담 조직이 있는 기업은 29.3%였지만 전담직원을 두고 있는 곳은 52.9%에 달했다. IR가 기업활동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에 대상을 수상한 주택은행의 김정태 행장과 우수상을 받은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은 주주 및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가 회사의 경영상태를 설명하는 CEO로 정평이 나 있다. 해외투자자를 찾아 국제금융도시를 순회하며 로드쇼를 펼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도 IR 행사에 참석해 기업 담당자들이 밝히는 기업내용을 참고로 투자방향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99년부터 한경IR대상을 신설, IR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IR 우수업체를 선정, 시상.격려함으로써 IR 활동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주주들의 신뢰를 받는 "정통 IR"를 정착시키자는 것이 한경IR대상의 취지다. 제3회 한경IR대상에는 20여개 상장사가 신청했다. 한경은 20개사를 대상으로 15개 투자회사 및 증권사 리서치팀에 설문조사를 의뢰, 의견을 들었다. 이어 설문조사자료와 신청서류를 토대로 위원장인 상장협 정영태 전무를 비롯한 9명의 심사위원이 각 부문별로 수상업체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정보제공의 신뢰도를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특히 공시관련 제재사항 유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정보 개방도 신속성 공시의 성실도 순으로 가산점을 줬다. 한경은 이같은 기준에 따라 주택은행을 제3회 한경IR대상 대상수상업체로 선정했다. 또 포항제철 삼성전자 국민신용카드 등은 우수상 수상업체로 뽑혔다. 한경은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들이 현재의 기업상태 못지않게 미래의 청사진 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정확한 정보전달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앞으로 우수 IR 업체를 발굴, 격려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