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입자금 대출(일명 오토론)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던 은행들 사이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주택은행 등은 높은 연체비율을 이기지 못하고 대출을 중단한 반면 조흥은행은 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오토론을 판매했던 주택은행은 당초 예상보다 대출원리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불량고객이 많아지자 9월들어 오토론 판매를 중단했다. 국민은행도 이달 15일부터 '뉴오토론'을 중단키로 했다. 이들 두 은행은 삼성화재와 보험계약을 맺고 자동차 구입고객에게 최고 3천만원까지 돈을 빌려줬다. 주택은행은 현재 4천2백억원, 국민은행은 9백70억원 가량 대출잔액이 남아있다. 하지만 구입자동차를 담보로 맡긴 고객들이 돈을 제때 갚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연체비율이 10%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이들 은행이 연체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1백억원대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이들 은행에 상품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자동차를 저당잡고는 있지만 연체비율이 높아 보험금 부담이 크다는 보험사측 요청을 받아들여 상품판매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지난 4월 오토론상품을 출시했던 조흥은행은 이달부터 대출금리를 연 8.8%에서 8.5%로 내리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흥은행의 오토론 실적은 현재 7백억원 정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구입자금 대출은 캐피털 등 2금융권에서 주로 취급했던 틈새형 대출 상품"이라며 "은행들이 틈새시장 개척차원에서 적극 나섰지만 사후 관리를 제대로 못한 곳은 늘어난 부실자산의 처리에 어려움만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