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신용대출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여전히 신용대출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17개 일반은행들의 올 상반기 대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출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7%로 작년말의 43.7%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고 4일 발표했다. 가계부문에 나간 대출은 총 1백6조원에 달했으며 이중 신용대출 비중은 작년말 35.5%에서 35.3%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총 1백37조1천억원을 기록한 기업대출중 신용대출 비중은 44.9%로 작년말보다 4.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별로는 제일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이 전체대출의 63.1%로 가장 높았다. 반면 평화은행의 신용대출비중은 33.3%로 가장 낮았다. 대구 부산 등 6개 지방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평균 37.7%로 11개 시중은행 평균치(45.9%)를 크게 밑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가 조속히 회복되지 않는 한 신용대출 비중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특히 가계대출이 대부분 주택담보 위주로 돼있어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가계대출의 대량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신용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 △부실감사가 적발된 기업과 회계법인에 대한 대출중단 및 적색거래처 지정, 영업정지 등 엄격한 제재 △미래 상환능력을 판별할 수 있는 여신심사기법 개발 △공인신용분석사 등 업종별 전문심사역 육성 △소매금융 리스크 관리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