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네이밍업계 돌풍 크로스포인트 손혜원 사장 ] '식물나라 이니스프리 토다코사 베스띠벨리 씨 INVU 보솜이 메사 매직스…'. 잇따른 히트작으로 손혜원(46) 크로스포인트 사장이 브랜드 네이밍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5개월간의 진통끝에 탄생시킨 두산의 '산'소주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의 주가는 상종가를 치고 있다. 손 사장의 주량은 소주 3잔 정도. 그러나 소주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참나무통 맑은소주'에 이어 '참眞 이슬露'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그린'소주로 진로와 한판 승부를 벼르던 두산에 타격을 줬다. 그런 그가 99년에는 두산과 손잡고 '산'소주 브랜드를 내놓았다. 남성다움과 포용력을 담은 '산'은 소주시장에서 히트를 치고 있다. 소주 브랜드의 산파역을 맡고 있는 것이다. 그의 브랜드가 늘 성공한 것은 아니다. 두산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미(米)'소주로 쓴맛을 봤다. 그때 대량소비자가 아닌 소량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소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걸 배웠다. 그는 "소주시장은 한 방에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면 처참하게 패한다"며 "소주시장에서 성공한 사람이 진정한 승부사"라고 강조한다. 손 사장은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후 두산중공업(옛 현대양행)에서 디자이너로 출발했다. 1986년 디자인전문회사인 크로스포인트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지난 90년에는 크로스포인트를 인수,브랜드 네이밍 분야에 본격 뛰어들었다. 남다른 언어감각에다 디자이너로서의 능력이 합쳐지면서 그는 일찌감치 '무서운 아이'로 주목받았다. 그는 제일제당의 '식물나라'등을 히트시키면서 입지를 확고히 다져왔다. 지난해에는 1인당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손 사장은 사원들이 자유롭게 출·퇴근하도록 한다. 모든 사원들을 데리고 해마다 해외여행도 다녀온다. 내년엔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자유로워야 힘있고 깊이있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디자이너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홍익대 미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손 사장은 후배들이 자신을 성공모델로 삼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만해지면 소비자를 절대로 설득시킬 수 없습니다. 나 자신을 비워야 합니다" 손 사장은 "40세가 넘으면 '환갑'이라고들 하지만 이제야 시장이 보인다"고 귀띔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