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미국 증시 급락 외풍에 휩쓸려 장중 전저점이 붕괴되는 가운데 나흘째 하락, 연초 수준인 61대로 복귀했다. 전날 미국 시장에서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와 코닝의 실적악화 및 대량 감원 악재가 반영되며 나스닥 1,800선과 다우지수 2만선이 무너졌다. 여기에 미국 7월 개인소비가 둔화되고 고용시장 불안이 재차 확인되며 시장심리를 급랭시켰다. 일단 심리적 지지선인 60선가 지켜졌으나 미국 증시가 쉽사리 안정세로 돌아서기가 힘들 것으로 보여 다음주에도 추가하락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부진이 지속돼 거래량이 2억1,165주에 불과했고 거래대금은 7,689억원으로 지난 1월2일이래 최저치로 감소했다. 31일 코스닥지수가 장중 61.16까지 추락한 뒤 조금 만회하며 61.84로 마감, 전날보다 2.99포인트, 4.61% 내렸다. 이날 지수는 지난 1월4일 61.51이후 최저치. 코스닥50 지수선물 9월물은 4.35포인트 내린 75.00에 마쳤다. 류용석 현대증권선임연구원은 "선마이크로시스템즈와 코닝은 정보기술주의 대표업종인 반도체와 광전송장비의 선두주자라는 점에서 이들 업체의 실적경고는 나머지 업체의 상황을 가늠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연구원은 "지금까지 장을 받쳐온 바닥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그나마 의미를 둘 수 있는 64~65 지지대가 붕괴된 이래 지수전망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건설이 7% 내려 하락폭이 가장 컸고 벤처는 5% 남짓 빠졌다. 이날 하락종목수가 581개로 상승종목을 10배를 넘어서며 사상최다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50~60억원씩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은 저가매수에 나서 114억원 순매수했다. 지수관련 대형주가 급락세를 보여 시가총액 상위 20개중 외국인 매수를 받아 4% 오른 모디아와 강보합을 보인 쎄라텍을 제외하곤 모두 큰 폭 내렸다.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2~5% 빠지고 새롬기술, 다음, 한글과컴퓨터, 옥션 등 인터넷주가 5~7% 내렸다. 엔씨소프트, 한국토지신탁, 핸디소프트, 로커스, 현대정보기술도 5~10% 급락했다. 인터리츠, 동보중공업, 일간스포츠 등이 하한가에 마치는 등 A&D주가 약세를 보이는 등 스마트카드, 보안,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환경 등 대부분 테마가 큰폭 조정을 겪었다. 전날 하락세로 돌아섰던 시큐어소프트를 비롯, 퓨쳐시스템, 한국정보공학, 싸이버텍 등 그간 상승폭이 비교적 컸던 보안주가 9~10 하락했다. 신규종목중 신한SIT가 나흘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은 반면 에스피컴텍은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해 명암이 엇갈렸다. 이상호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나스닥 반등이 온다해도 상승추세로 돌아설 만한 여건이 아닌 상황"이라며 "일단 60선 부근의 안정을 확인한 뒤 매수에 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상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60선을 방어했지만 미국 기업체의 3/4분기 실적 전망이 지난 분기처럼 여전히 안좋을 것으로 보여 저점 확인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반등시 물량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