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기 진단] (전문가의 전망) L자형...바닥탈출論 힘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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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태 한국은행 부총재보 =올초만해도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바닥탈출론'이 자꾸 뒤로 밀리는 양상이다.
경기가 바닥인 것은 분명하지만 'V'자형이 아니라 'U'자나 'L'자형으로 바닥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경기가 언제 나아질지 가늠할 징후나 증거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당장 고꾸라지는 것도 아니다.
경기가 완전 양극화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덜 나쁘냐, 더 나쁘냐의 차이 정도다.
다만 IT(정보기술)분야 침체로 인한 성장률 수출 투자 등 지표경기 추락만큼 체감경기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
◇ 이현석 대한상의 이사 =2.4분기 성장률이 99년 이후 가장 낮은 2.7%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과 투자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연내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경제의 침체국면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부실기업 처리 등 구조조정 지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불황탈출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따라서 경기저점을 맞더라도 Ⅴ자형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당기간 바닥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대응에 실기할 경우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으므로 과감한 규제개혁과 감세정책 등 기업활력 회복에 힘써야 한다.
◇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하반기 우리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4분기가 최대의 고비가 될 것이다.
수출과 투자 부진현상이 미국의 IT산업의 과잉설비로 촉발된 범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다 그동안 경기를 지지해주던 내수회복세마저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은 반도체가격의 폭락으로 우리 교역조건은 96년보다 더 악화되고 있으며 세계경제 성장률은 98년 아시아의 외환위기 때보다 낮은 최악의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4.4분기에는 내수부양책과 기술적 요인으로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이 적기에 시행되지 못한다면 금년내 본격적인 경기회복세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