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K-세계 일류를 키우자] (10) 'DNA 칩'..'경제효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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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을 거쳐 바이오(생명공학) 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바이오기술은 보건의료산업의 모든 도구들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약산업에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게놈학(Genomics)의 완성은 인간이 가진 30억개 염기의 의미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개인 게놈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는 개인별 맞춤의학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미래의학의 핵심 도구가 바로 DNA칩이다.
DNA칩 분야에서 한국의 벤처기업인 마크로젠 등은 괄목할 만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 DNA칩의 기능 =질병의 근본 원인을 추적하면 유전자가 나온다.
신체의 어떤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곧 유전자의 기능이 비정상적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돌연변이 등으로 인한 이상으로 유전자 자체가 망가지는 것과 유전자 발현이 비정상적인 경우다.
발현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은 유전자가 하는 일이 너무 적거나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 유전자의 발현을 검사하는 도구로 DNA칩이 사용된다.
DNA칩은 한 번에 수천에서 수만개에 이르는 유전자의 발현을 검사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 DNA칩 시장규모는 6억달러에 이르며 2004년엔 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도 DNA칩의 효용과 가치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 뜨거워지는 특허경쟁 =DNA칩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두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고가의 장비와 실험실 설비를 필요로 하는 기존의 DNA칩보다 훨씬 더 간편하게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만 가능하면 그 활용가치와 시장은 무한대로 커진다.
현재 많은 선진 외국업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종합기술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이같은 DNA칩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국 바이오기술을 대표하는 마크로젠 역시 이런 추세에 맞춰 산학연 합동으로 앞선 DNA칩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대 공과대학과 함께 개발한 광변조기를 이용한 DNA칩 제작기술로 현재 국내외 특허심사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마크로젠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신형 DNA칩 및 단백질칩 제작용 코팅제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 관건은 칩의 콘텐츠 =하드웨어 측면에서 간편하게 사용될 수 있는 DNA칩 개발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콘텐츠, 즉 DNA칩에 담기는 유전자 정보다.
이 콘텐츠 경쟁에서도 마크로젠은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마크로젠은 지난 6월 한국인 게놈프로젝트를 수행해 자체 확보한 총 9만6천7백68개의 한국인 BAC(박테리아 인조 염색체)를 지난 2월에 공개된 휴먼게놈프로젝트 지도에 일대일로 대응시켜 한국인 유전자지도 초안을 완성했다.
또 신장 흉선 간 근육 심장 등 5개 장기에서 추출한 1만3천여개의 의미 있는 한국인 유전자 조각을 확보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데 성공했다.
또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아시안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인구의 절반인 동양인을 시장으로 하는 DNA칩 사업에 나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다양한 고부가칩의 등장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는 DNA칩 외에 단일염기변이(SNP) 검사를 위한 칩들이 속속 개발될 전망이다.
또 염색체 수 이상으로 생기는 다운 증후군 같은 유전병이나 산전 기형아 진단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칩이 개발되고 있다.
암과 관련된 칩이라면 암 발생 과정에서 보여지는 특정 염색체 부분의 소실이나 증폭을 측정해줄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미생물 게놈 지도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마크로젠도 게놈 지도 작성이 완료되는 모든 미생물에 대해 DNA칩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러한 DNA칩은 해당 생물의 게놈 지도를 갖고 있는 업체에서만 만들 수 있는 제품.
따라서 그 상업적 가치가 매우 크다.
실제 마크로젠은 국내 최초로 해독을 끝낸 알코올 발효 산업미생물인 자이모모나스의 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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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해설 ]
DNA칩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고형체 위에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만개의 유전자를 고밀도로 배열해 놓은 것이다.
특정 상황에서 특정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알아낼 수 있게 해준다.
특정 유전자의 발현 과다 또는 유무는 곧 특정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정도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