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부진속에 사령탑이 교체된 프로축구 부천SK가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며 시즌 후반 판도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부천은 선수들에게 `맏형' 역할을 해 온 최윤겸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4경기에서 2승2무를 기록하며 열흘 사이에 9위에서 6위로 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감독 교체후 전술적인 측면에서 공격에 더 비중을 두는 4-3-3 카드를 내 놓기는 했지만 기본틀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고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지도 않은 부천이 이처럼 갑작스런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다른 팀들은 더 긴장하고 있다. 이같은 부천의 변신은 85년 부천의 전신인 유공에 입단, 8년간 선수생활에 이어트레이너와 코치, 수석코치 자리를 두루 지내며 선수들의 특성과 팀 전술은 물론 구단 내부사정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는 최 감독의 등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수들을 휘어잡았던 조윤환 전 감독과는 달리 선수들을 다독거리는 최 감독의`맏형' 스타일의 지도방식이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선수들의 결속을 강화했다는게 구단 안팎의 중론. 여기에 포지션별로 붙박이 선수를 정해 놓았던 조 전감독과는 달리 전술 변화에따라 선수를 다양하게 기용하는 용병술의 변화도 부천 선수들의 잠재력을 불러 일으켰다는 평가다. 특히 최 감독은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이을용을 과감하게 좌측 사이드 어태커로 기용했고 전술 이해 부족을 이유로 후반 교체멤버 카드에 머물렀던 국가대표출신 이상윤도 과감하게 주전 공격수에 포함시켜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또 최 감독은 플레이메이커 자리에 번갈아 기용됐던 남기일과 , 전경준, 샤리를수비 및 공격형 미드필더에 다목적으로 동시에 기용하는 변화로 미드필드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용병술의 변화는 미드필드와 공격력의 강화로 나타났고 팀은 최근 4경기에서 올시즌 전체 득점(16점)의 40%에 가까운 6골을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더욱이 최근 경기에서 안양, 부산, 수원 등 상위권 팀들의 공격력을 무력화시키는 플레이는 남은 경기에서도 부천이 더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최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이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화끈한 공격축구를 통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천=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