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 LG의 3년생 공격수 박정환(24)이 팀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99년 데뷔이후 주전자리를 잡지 못한채 주로 2군을 전전했던 박정환은 29일 울산전에서 히카르도와 함께 선발 투톱으로 출장, 2골-1도움을 기록하며 4-0 대승을 이끌면서 선두경쟁에 뛰어든 팀에 큰 힘을 실어줬다. 이날 박정환은 그간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었던 투톱파트너 히카르도와 찰떡 궁합을 보인 것은 물론 울산의 최전방 포백 수비진을 흔드는 활발한 몸놀림과 찬스에서의 날카로운 결정력을 보여줘 그를 믿고 기용한 조광래 감독의 미소를 자아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듯, 잠재력을 갖고도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박정환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난해 해트트릭과 함께 혜성처럼 떠올랐던 왕정현에 이어 팀에서 또 하나의 `무명신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 99년 인천대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3순위로 안양에 입단한 박정환은 그간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침착하지 못하고 체력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 때문에 지난해까지 5경기에 출장, 1골을 넣은게 전부였다. 박정환은 지난해 7월15일 울산전에서 안양의 정규리그 9연승을 이끄는 결승골을 뽑아 `깜짝스타'로 떠올랐지만 이후 두터운 팀 공격진의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2군에서 칼을 갈아야 했던 것. 그러던 중 조감독의 눈밖에 난 공격수 정광민이 임의탈퇴 선수로 등록되면서 1일대전 전에서 올해 첫 출전기회를 잡은 박정환은 5경기째 출장한 울산 전에서 스트라이커 비탈리의 부상 공백에 대한 팀의 고민을 덜어내는 맹활약을 해냈다. 178cm, 68kg의 박정환은 스트라이커로서 체격은 크지 않지만 파괴력있고 적극적인 움직임이 강점이며 문전앞에서의 민첩하고 세밀한 플레이는 전성기때의 이태호 대전감독을 연상시킨다는 것이 조 감독의 평가다. 조광래 감독은 "박정환이 침착성만 좀 더 보완한다면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 박정환-히카르도를 투톱으로 쓰고 드라간을 약간 처진 위치에 세운 `3각편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기용구상을 말했다. 박정환은 "2군생활이 힘들긴 했지만 3년간 거의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중학시절을 생각하면 이길 만 했다"며 "골에는 큰 욕심이 없으며 앞으로 시즌 끝까지 계속경기에 나서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