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81원 강보합, "달러/엔과 물량 부담 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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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여드레만에 1,270원을 경험하기도 했으나 엔화 약세 전환과 물량의 뒷받침이 없던 탓에 장 마감과 함께 강보합권으로 올랐다.
월말 분위기에 덧붙여 고점 매도 기회를 노리는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도(숏)마인드는 완연했으나 물량 부족이 발목을 잡은 셈.
지난 월요일의 외국인 주식순매수분과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의 상승 움직임이 상충될 것으로 보인다.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던 1,280원에서 소폭 내린 1,278원이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재가동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오른 1,281원에 마감했다. 장 막판 은행권의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적극 유입돼 환율은 초반의 낙폭을 만회했다.
최근 당국이 지지선을 그어놓은 것으로 인식됐던 1,280원에 대한 경계심리는 누그러졌다. 이에 대해 한 시장관계자는 신용평가회사인 S&P가 방한해 있어 당국이 개입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인데다 개입을 오히려 고점 매도 기회로 삼으려는 참가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이후 처음으로 장중 1,270원대를 경험했다.
◆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 달러/엔을 동력원으로 삼은 이날 환율은 월말을 앞둔 물량 공급 여부에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GDP 수정치 발표가 조심스런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물량이 수반되지 않음으로 인해 달러/엔만 좇는 장세였다"며 "장 막판 숏커버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말을 앞두고 네고물량의 출회 여부와 미 GDP발표을 앞둔 달러/엔의 방향이 관건"이라며 "1,280원 밑을 다녀왔기 때문에 경계감은 누그러들어 내일은 1,278∼1,285원 범위의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아래쪽으로 내려설 환경이 조장됐으나 물량이 받쳐주지 않았다"며 "유럽장에서 달러/엔이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는 점으로 미뤄 내일은 달러/엔과 물량 요인이 상충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2억달러 가량되고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 본격 공급될 것을 감안하면 물량에 대한 부담감은 이어질 것"이라며 "1,280원이 깨져 1,278원을 그다지 의미없는 레벨이나 참가자들 대부분이 이 선을 지지선을 잡아 물량 공급이 수반되지 않으면 깨고 내리긴 쉽지 않을 것"으로 덧붙였다.
◆ 달러/엔 재료가 우선 = 환율은 달러/엔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물량 부족을 여실히 입증했다. 악화로 치닫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나 계약파기 으름장을 놓고 있는 AIG의 현대투신 재협상 주장 등의 구조조정 현안은 이미 반영된 듯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2분 현재 120.40엔으로 런던장 들어오름세를 타고 있다. 전날 뉴욕장을 119.87엔으로 마감한 달러/엔은 도쿄장에서 일본 경제 관료들이 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발언을 싣고 한때 120.42엔까지 올라섰다가 이내 120.10엔대까지 되밀리기도 했다.
수요일 예정된 미국의 2/4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 발표를 앞두고 달러/엔은 방향 설정을 미루고 있다. 최근 달러/엔은 하루 걸러 119엔과 120엔을 번갈아 오가면서 달러화와 엔화가 약세로 가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체들은 물량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며 1,278원선에서는 결제수요가, 1,280.40원 이상에서는 네고물량을 내놓아 수급상황은 시장에 영향을 그다지 끼치지 못했다.
역외세력은 사자와 팔자 사이에서 혼조세를 보이며 대체로 관망세가 짙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달러/엔이 119엔대로 내려선 것을 틈타 환율은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을 허물어뜨리며 전날보다 1.90원 낮은 1,279원에 출발했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은 대체로 1,282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진 끝에 1,281/1,282.50원에 마감했었다.
개장 직후 환율은 레벨을 낮추면서 10시 10분경 이날 저점인 1,277.90원까지 내려선 뒤 결제수요 등으로 추가 하락은 저지된 채 1,278원선에서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오전장 마감 20여분을 앞두고 120엔대를 회복한 달러/엔과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로 환율은 11시 42분경 1,279.80원까지 낙폭을 줄인 뒤 소폭 되밀려 1,279.10원에 오전을 마쳤다.
달러/엔의 반등을 반영, 오전 마감가보다 0.90원 오른 1,2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279원선에서 탐색전을 펼치다가 달러/엔이 122.42엔까지 추가 상승하자 2시 12분경 1,280.70원으로 고점을 높였다.
이후 달러/엔의 발자국을 동행하면서 1,279.50∼1,280.40원 범위에서 옆걸음치던 환율은 막판 달러매도초과(숏)상태이던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로 4시 24분경 전날 마감가인 1,280.9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고점은 마감가인 1,281원, 저점은 지난 16일 기록한 1,274.50원이후 가장 낮은 1,277.9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3.10원에 그쳤다.
나흘째 주식 순매수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82억원, 13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1,134억원에 이르는 순매수분 가운데 일부가 시장에 일부 나왔으나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3,8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7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1,550만달러, 3억370만달러가 거래됐다.
29일 기준환율은 1,279.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