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메모리업계 1위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도시바의 메모리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기준 35억달러로 업계 4위다. 따라서 이를 인수하는 회사는 업계내에서 위상이 크게 오르게 된다. 업계 5위인 인피니언이 인수할 경우 2위의 마이크론을 능가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도시바를 인수함으로서 플래시메모리사업을 보완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바의 플래시메모리 부문은 업계 3위로 업계 9위인 삼성전자에 크게 앞서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기억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제품이다. 최근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PDA(개인휴대단말기) 등에 사용되면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초기부터 도시바와 협력해온 데다 같은 동양권으로 지리적.문화적으로도 가까워 인수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도시바로서는 인피니언과 삼성전자를 각각 협상대상으로 꼽아 양 회사의 경쟁을 유도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일부에서는 경기침체로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처리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도시바의 메모리부문 인수를 달가워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이같은 안팎의 여건으로 미뤄볼 때 협상 성사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