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에 춤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전반의 댄스열풍에 발맞춰 춤을 활용한 광고가 크게 늘고 있는 것. "댄싱 퀸" 전지현은 다양한 춤을 섭렵하며 안방을 휘젓고 다닌다. 양수리 이장님 최불암,샌님 안성기마저 경쾌한 스텝에 몸을 맡겼다. 나이키도 춤인지 농구인지 모를 현란함으로 매니아들을 열광시킨다. 춤은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춤의 유형에 따라 섹시,코믹,부드러움,시원함 등 원하는 제품이미지를 창조해 낼 수도 있다. 웰콤 이두학 부사장은 "김대중대통령은 "DJ와 함께 춤을"이라는 광고로 젊은 이미지를 보강해 당선에 도움을 받았다"며 "춤광고는 이미지메이킹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의 초고속 무선인터넷 하나포스는 그간의 장중한 블록버스트 스타일을 벗어던지고 춤으로 승부를 걸었다. 공인된 춤꾼 전지현과 유승준이 스윙 재즈풍 음악에 따라 가볍고 귀여운 춤을 춘다. 하나포스를 쓰면 삶이 즐거워진다는 메시지. 중저가 의류브랜드 지오다노는 춤을 활용한 광고를 연작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우성 고소영이 70년대 존 트래볼타 주연의 디스코영화 "그리스"를 흉내내더니 최근엔 전지현이 정우성과 짝을 이뤄 서정적인 부르스를 추는 장면을 연출했다. 전지현은 마이젯광고에서 굴곡있는 몸매를 자랑하는 테크노댄스로 스타덤에 오른 뒤 여전히 춤광고에 인기를 기대고 있다. "그녀를 키운건 8할이 댄스"인 셈이다. 하이트맥주 광고에서는 원빈의 열정적인 춤을 볼 수 있다. 푸른 바다를 낀 파티장에서 만난 여자의 무료함을 풀어주기 위해 원빈은 춤공세를 펼친다. 춤광고는 아무래도 춤에 열광하는 신세대 타깃의 제품에 많이 등장한다. 펩시콜라는 젊은이들의 언어인 힙합댄스를 활용했다. 펩시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양동근이 절묘한 힙합을 선보인다. 나이키는 빈스 카터 등 NBA스타들을 내세워 젊음의 코드인 농구와 힙합을 결합시켰다. 농구공소리가 힙합리듬을 타고 파도와 같은 감흥을 이끌어낸다. 장수브랜드에 젊은 이미지를 불어 넣는데도 춤은 최고의 소재다. 엽기가수 싸이는 10년만에 광고를 재개한 써니텐광고에서 "흔들어주세요"라는 카피그대로 정신없이 흔들어대며 여자에게 구애한다. 인기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칠성사이다의 광고무대도 젊음의 열기가 넘치는 테크노 바이다. 춤광고가 청춘스타들만의 독무대는 아니다. 최불암은 부국증권 광고에서 딸과 함께 라틴스텝을 밟는다. 안성기도 동서식품 맥심 아이스커피광고에서 시원한 쉐이킹 댄스를 선보인다. 이들의 춤광고 출연은 의외감 때문에 광고의 주목도를 높여준다. 춤광고는 춤이 던지는 메시지가 소비자들의 정서와 욕망을 충족시켜줄 때 히트한다. IMF초입시절 박중훈의 OB라거 "랄랄라 춤"편이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며 사랑받았던 것처럼. 경쾌한 춤광고가 쏟아지는 것은 엊그제 IMF를 졸업했다지만 우리 삶이 여전히 팍팍해서일까.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