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시스코 영업호조 힘입어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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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움직이는 동력은 금리가 아닌 기업수익이었다.
지난주 올들어 7번째의 금리인하에 차가운 반응을 보이던 월가는 '영업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시스코시스템스의 발표에 끓어올랐다.
목요일(23일) 장이 끝난 뒤 이뤄진 이 발표는 다음날 나스닥을 지난 6주 동안 하루 최고 상승률인 4% 끌어올렸고 다우지수를 2% 가량 회복시켰다.
이에 따라 한주 전체로도 나스닥은 2.7% 오른 1,916.80을 기록했고 다우도 1.8% 오른 10,423.17로 장을 마감했다.
시스코시스템스의 뉴스와 이에 따른 주가급등은 '바닥'이라는 사인만 있으면 기술주를 매입할 수 있는 대기세력들이 항상 포진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사자인 시스코는 이날 9% 가량 치솟아 주당 18.25달러를 기록했다.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강세를 보였음은 물론이다.
최근 낙폭이 컸던 업종들도 기술주와 함께 반등한 반면 상승률이 높았던 업종은 떨어지는 등 순환매 양상도 보였다.
증권 항공 엔터테인먼트 소매업종 등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그동안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저축기관 부동산투자신탁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표적인 저축기관인 워싱턴뮤추얼이 금요일 하루 만에 8.6% 하락한 37.96달러를 기록하고 캘리포니아 골든웨스트파이낸셜이 13.2% 폭락하는 등 대부분 하락했다.
반면 최근 약세였던 모건스탠리는 7.8% 오른 56.60달러, 메릴린치가 5.7% 상승한 53.85달러를 보이는 등 증권주는 강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강세론자들의 전망이 다시 월가의 이슈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UBS전략가 에드 케시너는 "내년에는 기업수익이 급격히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S&P500이 내년 말에는 지금보다 50% 오른 1,835까지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에비 코헨도 당초 예상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S&P의 연말지수가 지금보다 25% 가량 오른 1,500선은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스코를 비롯 인텔 EMC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다른 기술주들이 이미 고평가되어 있어 재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들도 많다.
이들 주가가 앞으로의 이익 회복까지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기술주 예찬론자들은 기술주의 경우 영업이 한번 회복되면 주가는 이익 규모에 관계없이 뛰어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주는 일반주식과는 다른 경기사이클을 그리기 때문에 경기에 민감한 주식에 적용되는 주가수익비율은 큰 의미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월가의 분위기가 결코 밝은 것만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폭이 기대에 못미친 것보다도 앞으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는 FRB의 경고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금리장세가 끝난 월가는 그래서 기업이익발표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