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들의 무분별한 발언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춤추는 것을 빗댄 신조어들이 흥미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럴 해저드"(oral hazard)와 "뉴스 리스크(news risk)".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경제장관들이나 익명의 정부당국자들이 설익은 발언으로 금리 환율이 흔들리는 문제를 '오럴 해저드'라고 비꼬아 이야기한다. 이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기존 용어에 '입'을 뜻하는 '오럴'을 대입해 만들어진 신조어. '입(섣부른 발언)으로 인한 해이'정도의 의미로 쓰인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고위 정책당국자들에 의한 말실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우선 경제팀장인 진념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한은의 콜금리 인하 전날인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리인하 방침을 미리 내비친 것을 비롯 지난 21일에는 한은이 2·4분기 경제성장률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조찬 강연을 통해 성장률 수치를 흘리는 등 '튀는' 언행으로 눈총을 받았다. 기자들 사이에선 "부총리가 말을 안가리고 먼저 엠바고(보도시점 약속)를 깬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또 국고채 금리가 최근 연 4%대에 진입하는 등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각종 뉴스에 더한층 민감하게 반응,'뉴스 리스크'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이 통신 인터넷매체 등 속보성 언론. 이들 매체는 당국자들의 발언을 여과없이 곧바로 보도,거의 실시간으로 금리 움직임에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채권 딜러들은 "그동안 금리 환율 부도 등의 리스크에만 신경썼는데 이제는 뉴스까지 조심해야 할 판"이라고 푸념한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