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올 블랙 코디네이션(All Black Coordination)" 올 가을 멋쟁이로 불리기 원한다면 먼저 옷장을 열고 검정색 의상이 얼마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겠다. 블랙패션이 가장 강력한 트렌드로 다가오고 있다. 페라가모 캘빈클라인 아르마니 등 유명디자이너들은 지난 봄에 열린 2001년 추동 패션쇼에서 앞다퉈 검정색을 무대위에 올렸다. 노승은 앤디&뎁 등 한국디자이너들도 검정색을 유행컬러로 제시했다. 기성복브랜드의 매장을 봐도 검정색의 비중이 예년에 비해 훨씬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블랙컬러의 장점은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입을 수 있는 기본 색상이라는 것. 유행을 잘 타지 않으면서 어떤 자리에서도 무난하게 어울리고 어떤 아이템과도 잘 매치된다는 점이다. 또 검정색을 입으면 절제된 느낌과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며 안정되고 날씬해보이는 효과까지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패션계에는 늘 "블랙 마니아"가 존재해 왔다. 올 가을에는 검정색이 마니아들에게서 벗어나 일반인들까지,또 여성복뿐만 아니라 남성복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남성복 블랙수트는 이전에는 20대 일부 고객이 입거나 "문상용"으로나 애용되던 아이템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품목도 다양해졌다. 검정색 가죽에 주름을 잡은 스커트,80년대 풍으로 각진 어깨의 슈트는 거의 모든 브랜드가 히트예상제품으로 내놓았다. 또 부츠 모자 가방 등 소품에도 검정색 바람이 불고 있다. [ 코디 제안 ] 블랙끼리 어울린다해도 서로 다른 느낌의 소재를 쓰거나 컬러톤을 달리해야 답답한 느낌을 덜주고 훨씬 세련돼 보인다. 또 블랙 &화이트처럼 명암의 대비가 강한 색을 코디해도 좋다. 또는 청색이 감도는 블루블랙,녹색이 감도는 그린블랙,회색빛의 그레이블루 등 다양한 톤을 검정색과 매치하는 옷차림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돌체에가바나는 울 소재의 수트 안에 실크 혹은 인조 가죽 소재의 블랙 셔츠를 함께 했다. 루이비통은 스커트 블랙 정장의 경우 울 소재의 스커트와 재킷에 실크와 공단으로 만든 깃과 주머니를 달았다. LG패션 로오제는 베스트+재킷+바지의 쓰리피스차림에서 가느다란 블랙 가죽 벨트로 포인트를 줬다. 파시스는 블랙 슈트에 흰색 셔츠로 포인트를 주는 코디법을 제안했다. 질 샌더는 블랙 롱코트 안에 니트 셔츠를 입고 밀리터리풍의 블랙 워커로 남성적이면서 절제된 느낌을 지향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