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정보화 시장을 잡아라" 전통적으로 인적 서비스가 중시되던 호텔 업계에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정보콘텐츠 제공이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호텔 투숙객들은 이제 바닷가나 공원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좋은 방" 대신 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사이버 객실"을 더욱 선호하는 추세다. 호텔업계는 "정보화"에 대한 고객들의 새로운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터넷 호텔"로 무장하며 고객을 끌기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IT(정보기술)업계의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서 호텔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 외부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틈새시장이라는 얘기다. 호텔 정보화라는 "황금시장"을 선점하려는 IT업체들의 경쟁도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도 서두르고 있다. 토종업체들의 완승=호텔정보화라는 생소한 단어가 국내에 소개된 지는 겨우 1년 남짓. 그러나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호텔정보화 작업이 잇따르면서 그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10개 안팎의 외국업체와 토종 솔루션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여기에 인터넷TV,기간통신사업자 등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한때 복잡한 양상을 띄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특화된 솔루션을 앞장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토종업체들의 기세에 눌려 외국업체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TV,기간통신사업자들도 사업준비 부족으로 시장에서 서서히 도태되고 있다. 현재 토종 솔루션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1백%에 달한다. 외국업체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한 셈이다. 파생효과=호텔정보화 업체들의 사업영역이 특급 호텔에서 중저가 호텔이나 콘도미니엄 등으로 급속히 퍼져가고 있다. 중저가호텔이나 콘도미니엄도 정보화의 필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주로 전국에 있는 콘도미니엄이 호텔정보화 관련 업체들의 새로운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밖에 호텔정보화 사업은 인터넷 콘텐츠 사업의 수익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기꺼이 돈을 낼 준비가 돼 있는 호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유료화는 그 어느 분야보다 쉽다는 점 때문이다. 콘텐츠 유료화에 애를 먹고 있는 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체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해외시장 개척이 관건=국내 호텔정보화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전국에 있는 특급 호텔들의 객실 수를 모두 합해도 미국 LA지역 호텔의 총 객실 수보다 작다. 그만큼 해외시장은 엄청나게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원도 세계 곳곳에 열려있다.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앞다퉈 해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호텔정보화 기술 전시회(HITEC)에서 마이크로소프트 IBM 같은 세계 굴지의 IT기업들이 이 시장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한국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치밀하게 수립해야 할 때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