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盛夏)가 물러나고 있는 모양이다. 한낮의 무더위는 여전하지만 아침 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우리 경제에도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 역할을 해줄만한 소식은 대우자동차 매각협상이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중 전체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GM(제너럴모터스)과의 협상결과를 설명하고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양측의 이견이 좁혀진 상태여서 이달중으로 매각협상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투신 매각협상 결과도 기다려진다. 지난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현대투신 매각협상이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자들이 8월 초부터 '조만간 결론날 것'이라고 바람을 잡은 점을 감안하면 이제 그 시기가 다가오지 않았느냐는 관측이다. 이번주의 확정된 일정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21일(현지시각)에 열리는 미국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월가에서는 FOMC가 이번에도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정도 추가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도 관심사다. 제조업경기침체가 심화돼 성장률이 1분기(3.7%)보다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이 2%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면 또한차례 경기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서는 20일에 3월 결산법인과 9월 결산법인의 분기실적이 발표된다. 3월 법인중 금융업의 순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9월 결산법인들도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실적장세의 기대감을 갖게 한다. 21~22일은 코스닥의 황제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공모가 실시된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의 급락세가 이번주에도 계속될지가 주목거리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주 엔화에 대해 달러당 1백19엔대,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91센트대까지 떨어지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미국의 '금융 버블'이 깨지는 신호탄이라며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경기침체에 대응한 기업들의 긴축경영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5일까지 원가절감 계획안을 수립,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긴축경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생명보험업계 등에서도 설계사 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중이다. 정부측 움직임으로는 20일 오전 열리는 당정협의에 관심이 간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김대중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서민생활 안정대책의 구체적 실행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3년간 소형 임대주택 20만호 공급 계획과 전·월세 소요자금의 70% 장기저리로 지원하는 방안 등이 주요 내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23일엔 정부가 IMF 차입금을 완전상환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가 과연 외환위기의 상흔을 완전히 치유했는지에 대한 토론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에서는 이날 'IMF외환위기 극복과 우리경제의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임혁 기자 limhyu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