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0:50
수정2006.04.02 00:52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뚜렷한 신호는 여전히 나오지 않았지만 기대감은 지속됐다.
주가는 어느덧 최근 40여일 중 처음으로 60일 이동평균선까지 이르렀고 단기 박스권 상단부인 580선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는 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나흘 연속 상승 부담, 대중주에 편중된 강세 피로감, 나스닥 1,900선 붕괴 우려 등이 580∼600의 매물벽을 앞두고 대두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경기 회복 지연 등 수급이나 펀더멘탈의 긍정적인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운 까닭에 추세전환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덧붙여진다.
반면 최근 강세가 금융, 건설주에 의해 주도된 것인 만큼 당분간은 나스닥지수와의 연동성도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유동성 기대감이 경기침체나 그에 따른 뉴욕증시 하락을 앞서리라는 기대다.
주말을 맞이하는 금요일 증시는 이에 따라 체력 보강을 기다리는 가운데 치열한 매매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위쪽으로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므로 600을 관심에 둔 추격매수보다는 현금확보 뒤 조정시 대중주나 소외주 위주로 접근할 것을 시장관계자들은 권하고 있다.
하방 경직성도 한층 강화된 만큼 목표수익률에 맞는 박스권 설정폭은 그리 크지 않아도 무방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해외 변수에 대한 '긍정적 해석'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의문이고 항상 후폭풍은 염두에 둬야 한다.
◆ 거래소 차별화 = 16일 증시에서 거래소는 코스닥 등 국내외 시장과 엇갈린 행보를 나타냈다.
종합주가지수는 580.95로 거래를 마감, 지난 화요일보다 3.80포인트, 0.66%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0.72포인트, 1.03% 내린 69.04에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05% 내렸다.
종합지수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은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가치의 급락을 호재로 받아들였다. 반면 일본 증시에서는 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 타격이 우려됐다.
국내에서도 수출주력 업종인 조선과 자동차는 약세에 머물렀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쪽이 우세했다. 한국전력이 초강세를 나타냈고 한진해운, 대한항공, 포항제철 등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경상수지 적자와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라 달러화는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를 다시 곱씹어 볼 시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수출이 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이달 15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급감했다.
코스닥시장은 이달 들어 '점진적인 밑변 높이기'에서 다소 소외된 느낌이다. 코스닥시장 거래량은 지난 1월 4일 이후 최소 수준으로, 거래대금도 넉달중 최저로 내려앉았다.
실적 악화도 관심을 멀어지게 했다. 코스닥 등록 전체 566개 업체중 536개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에 불과했다. 매출은 9.7% 증가에 그쳤다.
당분간 시장 관심은 거래소 대중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부양 및 유동성 기대 장세에서 건설, 증권, 은행주를 빼고는 추가 상승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주말을 앞두고 = 목요일 뉴욕에서는 7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오는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결정을 앞두고 인하 폭에 대한 기대감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지 관심이다.
소비자물가는 생산자물가와 마찬가지로 안정세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0.50%포인트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달러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7월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주택신축과 주간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도 예정돼 있다. 장 마감 후에는 델컴퓨터와 휴렛팩커드가 지난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국내 증시에서는 주말을 앞둔 매수주체와 주도주 교체도 관심거리다. 건설주에서 금융주로, 다시 건설주로 일부 업종 내에서 일고 있는 순환매가 축을 이루며 지속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문제는 유동성을 끌고 들어올 매수주체에 대한 부담이다. 월요일 개인에서 화요일 기관으로, 이날은 외국인으로 매수주체가 번갈았다. 어느 쪽도 확신을 갖고 투자에 임한다기 보다는 철저히 단기 매매에 국한된 행태를 보이고 있어 외부 충격에 의한 매물을 받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