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바닥론' 모락모락...유동성장세 '힘'..12월법인 실적발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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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 상장.등록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16일 발표되면서 기업 실적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적 바닥론은 경기 바닥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경기 회복 여부와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의 실적이 3.4분기에 최악의 국면에 도달,"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관련 기업을 제외하면 이미 기업 실적은 바닥을 지났다(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주장도 나온다.
"실적 바닥론"이 힘을 얻을 경우 초저금리를 견디지 못하는 뭉칫돈이 증시에 유입되는 "유동성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적지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개 드는 기업 실적 바닥론=상당수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3·4분기에 '바닥'을 찍고 4·4분기에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일시 반등한 뒤 내년 초 다시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시적으로 3·4분기에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김석중 리서치센터 상무는 "반도체 가격이 쉽게 회복되기 힘든 만큼 삼성전자 등 주력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3·4분기에도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업·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2·4분기보다 3·4분기에 기업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4·4분기에는 PC 수요 증가와 반도체 가격의 일시적 회복세,재고 감소 등으로 IT 기업들의 수익성이 다소 개선되면서 전체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3·4분기까지는 내수 기업 호황과 수출 및 IT 기업 부진의 2분법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재고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져 4·4분기에 반도체 등 수출 주력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높아지는 유동성 장세 기대감=전날 나스닥 등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580선을 회복한 것은 그만큼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특히 국내 기관이 이틀째 매수 우위를 보인데다 환율 하락세에 자극받은 외국인이 8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점도 큰 힘이 됐다.
이날도 건설업종지수가 8.67% 급등하고 은행과 증권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등 저가 대중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4일에 이어 이틀 연속(거래일 기준) 거래량이 5억주를 넘어선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경기 회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돈의 힘'인 유동성 기대감으로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초저금리 시대의 유일한 투자대안으로 증시가 떠오르는 등 유동성 장세 조건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반전하는 제한적 유동성 장세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망 및 투자전략=지수가 540∼580선의 박스권 상단부에 왔기 때문에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매물벽을 뚫을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연속 오른 데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지수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매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저가 대중주 가운데에서도 빠른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한 추격 매수는 자제할 것을 권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팀장은 "미국 증시의 향방과 외국인 매수세 등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