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를 비롯한 각계는 13일 오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소식을 전해듣자 '군국주의 부활 책동'이라며 격렬하게 규탄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김윤옥 공동대표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된 일본인들은 바로 우리 할머니들을 욕보였던 장본인들"이라며 "일본 총리가 이들을 신으로 모시며 참배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대표는 또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는 동아시아 모든 국가들에 대한 도전이며 이 지역 평화에도 큰 위협"이라며 "15일 광복절 시위를 통해 일본대사관측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교과서 바로잡기 운동본부의 김민철 집행위원장도 "각국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참배를 강행한 것은 주변국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과거사에 대한 반성조차없이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인 신사를 참배한 것은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음모"라고 규탄했다. 김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참배로 일본 침략에 희생된 2천만 원혼들을 두번이나 죽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반대해 일본 원정시위를 하고있는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의 김은식 사무국장도 "신사참배의 날짜를 바꿨다고 그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신사 자체가 군국주의 시설로서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A급 전범들을 합사한 곳이므로 일본 총리의 참배는 곧 군국주의 부활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대 사학과 이석규(45)교수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은 일본의 우경화가 관념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보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된다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며 "우리도 상징적인 의미에서만 이를 받아들이지 말고 현실적인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원 김성범(31.서울 송파구 방이동)씨는 "한 나라 총리의 역사인식이 어찌 이리도 빈약한지 모르겠다"며 "이번 참배가 일본의 우경화를 더욱 부채질 할 것 같아 그것이 걱정"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정은선(22.여.대학교3년)씨는 "역사란 후세에 바로 전달돼야하는데 일본은 전범국가 독일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반성은 커녕 후세에 여전히 잘못된 역사를 보여주고 가르치려하니 한심할 따름이고, 공존하는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신남희(32.주부)씨는 "한 국가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당연시 여길 수 있는 인상을 주는 신사참배는 그야말로 역사와 현실의 흐름을 왜곡하는 행동"이라며 "이웃국가로 함께 사이좋게 살아가야할텐데 도대체 뭘 믿고 주변 국가가 모두 싫어하는 짓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