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 여성,필리핀 여성에 이어 이제는 러시아 여성들도 한국 남성들과 결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러시아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전문적으로 국제결혼을 주선하는 상담소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상담소를 통해 러시아 여성과 결혼한 한국 남자들이 1백여명 가까이 된다. 올들어서도 지난 6월까지 70여쌍의 한국 남자와 러시아 여성이 부부로 맺어졌을 만큼 한·러 커플 탄생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러시아 여성들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댄서나 인터걸로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주 SBS TV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 싶다'(토요일 오후 10시55분)는 '한국으로 찾아온 러시아 여인들'이란 주제로 러시아 여성들의 한국 남성과의 결혼 실태를 각종 사례와 러시아 현지 취재를 통해 알아본다. 특히 국내에 살고 있는 러시아 여성들의 실상을 밀착취재했다. 한국인들과 결혼하려는 러시아 여성들의 대부분은 대졸,대학원졸 혹은 대학 재학생이다. 여기에 교사 회계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상당수다. 도시에 살기를 원하는 러시아 여성들은 한국인 남편감으로 의사 회계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남성들을 선호한다. 러시아 여성과 결혼하기를 원하는 한국 남자들 역시 30∼40대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부분이다. 제작진은 보다 나은 생활환경을 원하는 러시아 여성들의 요구와 성비 불균형 등으로 마땅한 신부감을 못 찾고 있는 한국 남성들이 많아 한·러 커플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국에 살고 있는 러시아 여성들 중 상당수는 문화적 차이와 자신들을 매춘녀처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 제작진은 러시아 현지에서는 한국과 한국 남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으로 오는 여성들이 많은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를 찾아갔다. 이곳에선 한국에 대한 상반된 이미지가 혼재해 있다. 취업하기 위해 한국으로 갔다가 사기만 당하고 돌아왔다는 피해여성들의 인터뷰가 현지 방송을 통해 보도되는가 하면 TV에선 한국으로 취업할 여성과 시집갈 여성을 모집하는 광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배필을 찾으러 오는 한국 남성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 남자들에 대한 생각도 두 가지다. 잘 살면서도 부지런하다는 평가와 약자를 괴롭히고 오만하다는 또 다른 평가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