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경매는 내 손안에 있소이다" 국내 인터넷경매업계의 두 거인 이금룡(50)옥션 사장과 윤용(37)e셀피아 사장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업계 선두자리를 둘러싼 이들의 각축전은 한여름 폭염이 저리가라할 만큼 치열하다. 지난해 세계 최대 인터넷경매업체인 미국 이베이에 넘어가 글로벌 체제를 구축한 옥션의 아성에 e셀피아가 최근 급부상하며 토종업체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옥션(www.auction.co.kr)은 1998년 4월 국내에서 처음 인터넷경매를 선보인 선두주자다. 월 거래액이 3백30억원으로 경매등록 물품건수만 1백55만건에 달한다. "옥션에 없으면 세상에 없다"는 캐치프래이즈가 빈말이 아니다. 이금룡 사장이 옥션의 사령탑을 맡은 것은 1999년 9월. 잘나가던 삼성 이사 자리를 팽개치고 당시 보잘것없던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인터넷과 경매가 특히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던 소신에서였다. 이 사장은 삼성그룹 공채 17기로 1998년 9월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담당 이사를 맡아 인터넷쇼핑몰 삼성몰을 출범시킨 주인공이었다. 옥션으로 자리를 옮긴뒤 이 사장은 특유의 저돌적인 추진력과 리더십을 발휘,1999년 하반기 매출 3억8천만원에 불과했던 옥션을 올 상반기 4백3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워놓았다. 이 사장은 막강한 마켓플레이스로 입지를 굳힌 만큼 다양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병행,종합쇼핑사이트로 거듭나겠다는 장기전략을 세워놓았다. "인터넷경매는 물론 전자상거래 분야를 제패하겠다"는게 그의 목표다. 하지만 2위업체인 e셀피아(www.eSellpia.com)의 도전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윤용 사장의 전략은 여러 인터넷 업체를 경매 창구로 끌어들이는 "네트워크 경매". 포털 등 여러 사이트를 거미줄처럼 하나의 경매장터로 묶어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다. e셀피아의 월거래액은 현재 2백90억원에 이른다. 연초 옥션의 절반에 불과했던 것이 88% 수준까지 올라섰다. 꼼꼼한 업무처리와 강한 추진력을 갖춘 윤 사장은 연말께 옥션 추월을 자신한다. "최근 국내 최대 회원을 가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경매 네트워크에 끌어들인 만큼 폭발적인 거래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이 옥션 타도를 위해 준비해놓은 또 하나의 카드는 CRM(고객관계관리)이다. 30여개 네트워크 경매 제휴업체들의 고객 행태를 면밀히 분석,이용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옥션이 아직 선점하지 못한 C2C(개인대 개인간)경매 부문에서 승산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사장의 욕심은 국내 최고에서 그치지 않는다. 네트워크 경매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시장으로 발을 뻗치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장담한다. 내년초쯤 e셀피아를 코스닥시장에 등록시켜 증시에서 옥션과 또 한차례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윤 사장은 삼성SDS 출신으로 이금룡 옥션 사장과 삼성에서 한때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이 사장과 윤 사장은 그들의 대결이 승자와 패자로 결말나기를 원치 않는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한 인터넷경매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자고 서로를 북돋우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