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생산증가율 '마이너스'] 일본식 장기불황 '신호탄'인가 ..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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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충격이 결국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달 32개월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출하증가율 공장가동률 동행종합지수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내수만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반도체 파장으로 추락하는 지표경기를 내수가 진정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힘싸움의 결과 유추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수출비중이 45%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쉽게 결론이 난다.
3.4분기 회복론을 내놓았던 전문가들중 상당수는 회복 예상시기를 서둘러 뒤로 미루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반응 일색이다.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에 대한 주문도 갈수록 고조된다.
◇ 반도체에 좌우되는 실물경기 =전체 산업생산에서 반도체 비중은 23%.
다른 업종의 생산량이 그대로라도 반도체생산이 10% 감소하면 전체 산업생산량이 2.3% 줄어드는 구조다.
이런 반도체의 생산이 6월 들어 작년 동기에 비해 16.1% 감소했다.
96년 10월 이후 반도체의 생산량은 한번도 줄어들지 않았다.
갑작스런 반도체 생산감소의 충격파에 산업생산 지표악화는 자연스런 결과다.
반도체 충격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반도체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종들만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산업생산이 오히려 2.3% 증가했다.
지난 5월엔 반도체 제외 생산증가율이 1.8%였으므로 반도체 외의 업종에서는 생산증가율이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 내수 호조세가 버팀목 =내수경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는 도소매판매액지수.
도소매판매액은 작년 같은달에 비해 4.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4분기 증가율은 2.5%에 불과했으나 4월 4.0%로 올라선 뒤 3개월째 4%대를 이어갔다.
특히 내수용소비재는 증가세가 가파르다.
휴대용전화기가 1백50.5% 증가했고 승용차도 25.8% 늘어나 전체적으로 13.4%의 증가율을 보였다.
투자와 건설경기는 미약하나마 회복조짐이 보였다.
4∼5%의 감소율을 보였던 설비투자는 6월엔 2.9%로 감소폭을 줄였다.
통신기기와 컴퓨터 사무용기기 등에서 설비투자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향후 건설경기에 대한 예고지표 격인 건축허가면적은 지난 5월 56.0% 증가한데 이어 6월에도 51.5% 늘어나 건설경기 회복가능성을 보여줬다.
◇ 경기 처방은 =구조조정을 착실히 수행하면서도 과감한 경기조절정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주류의견이다.
그러나 경기조절 정책의 강도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목소리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빨라야 4.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의 폭은 매우 작을 것"이라면서 "경기하강을 막기 위해서는 경기부양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적자재정을 짜기보다는 정부방침처럼 재정 집행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장은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 "4.4분기에 다소 나아지겠지만 이는 수치상의 호전일 뿐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행은 하반기중 콜금리를 0.5%포인트 가량 내려야 하고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까지는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적극적인 경기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식.오상헌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