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오렌지색 톤의 실내장식이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뉴욕 맨해튼의 오렌지카페. 천장엔 하이킹용 자전거 한 대가 걸려 있고 바 카운터엔 최신형 컴퓨터 4대가 설치돼 있다. 강한 비트의 테크노음악이 나오는 오렌지카페는 마치 록카페와 인터넷카페를 합쳐 놓은 듯하다. 하지만 일반 카페와 다른 점은 바 카운터에 은행 금융상품 안내서가 진열돼 있으며 웨이터와 재테크관련 금융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업원의 금융정보 지식은 전문가 수준이다. 음료수를 파는 일보다 고객 금융상담에 더욱 열심인 웨이터를 보면 이곳이 보통 카페가 아님을 당장 느낄 수 있다. 네덜란드 종합금융회사 ING그룹 계열의 무인은행 ING 디렉트가 직영하는 금융 카페다. 그룹의 로고색을 따 오렌지카페라고 부른다. "아무리 오리지널한 컨셉트에 익숙한 뉴욕이지만 은행이 소위 '물 좋다'는 바를 운영하며 그곳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고 말하는 안소니 트라배글린 ING 뉴욕 카페 지점장의 설명처럼 오렌지카페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젊은 고객을 유치하자는 ING그룹의 국제 마케팅 전략이다. ING 디렉트는 은행에 갈 필요없이 전화 팩스 우편 인터넷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무인은행이다. 인터넷만 이용하는 사이버뱅크와는 다르지만 무인은행이란 점에선 큰 차이가 없다. 무인은행의 매력은 1년 3백65일 하루 24시간 영업으로 고객들로서는 아주 편리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ING그룹은 무인은행이 진출해 있는 세계 각 도시에 금융카페를 설치키로 결정했다. 현재 북미에는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의 뉴욕 LA 필라델피아에 오렌지카페가 있다. 최근엔 이탈리아 밀라노와 스페인 마드리드에 개설했다. 파리 지점은 이달 개장을 앞두고 지금 한창 실내장식 공사가 진행중이다. 완전 무인 자동 은행을 추구하던 ING 디렉트가 금융카페 경영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직접 은행원의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없는 것을 불안해하는 고객을 안심시키자는 것. 이미 캐나다 밴쿠버 금융카페 시험운영에서 고객 심리 안정효과가 입증됐다. 한편 ING그룹은 오렌지카페 운영을 통해 자사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란 부수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 암스테르담=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