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42
수정2006.04.01 23:45
올 3월 설립된 신생기업인 에버미디어의 박형근(39) 대표는 변리사로서 특허법률사무소와 기술평가회사의 대표를 지낸 공인된 전문가다.
이 기술평가 전문가는 요즘 세계 "보물"을 품에 안고 상업화의 꿈을 키우고 있다.
"매일 몇 건의 기술을 평가하는 것이 본업이었는데 어느날 우연찮게 대학교수로 있는 고등학교 동창이 홍채(인체의 눈 동공 막) 인식에 관한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박 대표는 홍익대 공대 교수로 있는 조성원 박사가 7년여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홍채인식시스템(보안솔루션)을 보자 숨은 진주를 찾은 기분이었다고.
자신의 "안목"을 확인하기 위해 동료 변리사들에게 자문해본 결과 첨단 신기술이라는 얘기를 듣고 사업성공을 확신했다.
홍채인식시스템은 일반인에게 비교적 넓게 알려져 있는 지문인식시스템과 비교해 인식 정확도가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다.
'007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홍채인식시스템은 어려운 기술개발로 인해 보급이 늦었지만 세계적으로 잠재시장은 크다.
단 1%의 인식오차도 허용해서는 안되는 금융기관이나 중요한 정보기관에서는 홍채인식시스템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론적으로 두 사람의 홍채가 동일할 수 있는 확률은 10억분의 1로 이른바 "나노확률"이다.
박 대표는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등 홍채인식기술을 이용한 보안솔루션 사업을 스타트했다.
이에따라 올봄 에버미디어가 설립됐다.
특허법률사무소와 기술평가회사 경영을 변리사 동료들에게 부탁하고 사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홍익대의 조 교수를 비롯한 박사들을 이사로 영입해 "드림팀"을 구성했다.
"미국기업인 이리디안이 홍채인식시스템 분야에서 거의 독점 기업으로 통하고 있지만 에버미디어는 더 우수한 제품을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홍채인식시스템에 대한 에버미디어 기술의 우수성을 말로만 주장하지 않고 보안장비 시장에서 냉엄하게 평가받겠다는 얘기다.
에버미디어는 이에따라 올 9월께 홍채인식 보안시스템 제품의 대량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제품은 이미 개발돼 있다.
이 회사는 또 금년 가을중 해외 보안장비 전시회를 통해 세계적인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홍채인식시스템이 비교적 넓게 보급될 수 있을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방침입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엔지니어 생활을 거쳐 변리사로 경력을 쌓아온 기술 전문가인 박 대표가 감탄한 기술이 과연 빅히트를 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02)553-6610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