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가 참여하는 정상회담 개막을 바로 앞두고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경찰은 제노바 시내의 광장에 집결, 약 1.5㎞ 떨어진 회담장 두칼궁으로 향하려던 수천명의 시위대를 막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는 바람에 거리에 연기가 자욱했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방독면과 헬멧을 착용한 시위대 일부가 벽돌과 야구방망이로 경찰관들을 공격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경찰관들은 앞서 회담장 부근 보안지역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시위대 200여명을 강제 해산했다. 시위대는 경찰관들을 야유하고 계란을 던지며 "자본주의 타도`,`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이 와중에 한 이탈리아 남자와 영국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 프로듀서가 경찰에 구타를 당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시위대 중 체포된 사람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철책과 콘크리트 장벽으로 가로막은 `적색지대'에 시위대가 난입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최고도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당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항과 항구 및 주요 도로들을 폐쇄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치면서 많이 상점들이 철시해 제노바시는 마치 포위된 상태의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교토의정서 탈퇴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으로 시위대의 반발을 사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투숙할 '졸리 마리나 호텔'과 각국 정상들이 머물 호화선박 `유러피언 비전'호 주변에는 경비가 더욱 강화됐다. 앞서 시위 주최측은 10만여명의 시위대가 회담장으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부유한 국가와 국민들만을 살찌우고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은 더욱 가난하게 만들 세계화를 막기 위한 해결책은 혁명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했다. (제노바 AP dpa=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