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가 구체화되면서 세계경제를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전망과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 등은 전세계적인 불황을 점치고 있는 반면 프레드 버그스텐 국제경제연구소 소장과 유엔 등은 불황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시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들의 각각 다른 경기전망을 들어본다. ◇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미국 경제는 세계 경기둔화 현상과 맞물려 당분간 불확실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미국의 취약성은 예상보다 심각하며 추가 정책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 아시아 남미를 포함한 세계의 다른 경제권이 미국경제를 다시 악화시키면서 불황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리인하와 유가하락, 감세 등에 힘입어 수개월 내에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내년 초에 성장세가 회복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 프레드 버그스텐 국제경제연구소(IIE) 소장 =세계불황 우려는 없다. 지금은 경기침체를 개별국가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하며 국제적 유대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는 시기는 아니다. 각국 경제가 회복될 때 세계가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국은 경기침체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금융 및 감세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 =미국이 세계를 경기불황으로 몰고 있다.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5%를 밑돌 것이다. 중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이를 피할 수 없다. 아시아 지역의 문제는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지도자들이 경제회복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능력이 없다. 엔화가치의 하락이 아시아 통화를 압박해 또 다른 통화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3.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아시아 지역도 6.5% 성장할 것이다. ◇ 로버트 맥티어 댈러스 연준리 총재 =미국 경제가 가까운 장래에 회복될 조짐은 전혀 없다. 아주 침체된 상태는 아니지만 성장이 크게 둔화된 것이 확실하다. 조만간 경기가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나마 건설과 서비스 부문이 침체속 경기를 받쳐주고 있지만 가파른 도약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국제통화기금(IMF) =국제 금융시장은 주가 추가조정과 달러화 급락의 위험이 아직 도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경제위기가 신흥 경제국들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도 일부 국가나 특정 산업분야의 주가는 과대평가돼 있다. 달러화 급락과 미국의 재정 건전화에 따른 국채 발행축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연말까지는 상황이 호전될 것이다. 올해 세계총생산 성장률은 앞서 전망했던 3.5%보다 낮은 2.5%에 그칠 것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