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장현인(가명)씨는 퇴근 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와 드라마를 즐겨본다. 불과 지난해까지 그는 총 3개의 OTT 서비스 구독료로 매달 3만원정도 지출했다. 그러나 올초부터 구독료 지출을 1만3000원대로 대폭 낮췄다. 이른바 'OTT 계정 공유 플랫폼'을 통해서다.장씨는 "한 달에 OTT 구독료로 2~3만원은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튜브 등 다른 서비스의 월 구독료까지 합하면 매달 거의 10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며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계정 공유 플랫폼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편하게 다른 사용자와 매칭해주고, 사기를 염려할 필요도 없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국내외 OTT 서비스에 매달 쓰는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구가 매달 OTT 업체에 지불하는 구독료는 2019년 1만8812원에서 지난해 2만3304원으로 4년 사이 23.9% 뛰었다. 같은 기간 연간 소비자 물가지수가 12.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물가 상승률의 약 2배 수준인 셈이다.이에 계정을 공유해 구독료를 나눠 낼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특정 OTT 서비스 구독을 원하는 사용자끼리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대부분의 OTT가 한 계정으로 2~6명가량 동시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서비스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 운영 중인 플랫폼 업체는 수십 개로 추정된다. "넷플릭스를 반값에"…'공유 계정 플랫폼'이 뭐길래가령 대표적인 OTT인 넷플릭스의 경우 4K 화질에 광고 없이 모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
웹툰산업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해외에서 재현하는 게 목표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웹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웹툰을 유통하고 있다. 현지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에 도전 중이다.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포석이다.네이버가 해외 공략을 서두르는 것은 국내 수익성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와서다. 네이버웹툰의 영업이익은 2021년 702억원에서 지난해 643억원으로 2년 새 8.4% 감소했다. 회사 몸집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신통찮은 상황이다.카카오도 네이버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망가와 일본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는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를 일본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변수는 해외 빅테크들의 행보다. 일본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은 지난 1월 웹툰 서비스 ‘R-툰’을 내놨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플립툰’이란 이름의 웹툰 서비스를 출시했다. 애플도 작년 일본에 웹툰 서비스를 개시했다. 유럽 최대 규모 만화 출판사인 프랑스 메디아파르티시파시옹도 올 1월 웹툰 제작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웹툰 글로벌 거래액이 최근 분기 기준으로 5~9% 증가에 그쳤다”며 “폭발적인 성장기가 끝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김주완 기자
국내 웹툰산업의 새로운 변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이다.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제작 비용을 줄이면서도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019년 나온 웹툰 ‘너와 나의 눈높이’(사진)는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 플랫폼에서 인기 순위 2위까지 오르며 ‘역주행’했다. 이 웹툰이 영상화돼 애니메이션 플랫폼 라프텔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 데 영향을 받았다. 이 영상 콘텐츠를 만든 투니모션은 AI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투니모션은 웹툰의 이미지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의 80% 정도를 없애버렸다. 영상의 목소리도 AI를 활용해 인력과 시간을 단축했다. 이 업체는 지난 2년 동안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여섯 편을 제작했다. 보통 장편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드는 데 2년이 넘게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웹툰 제작에 AI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생성형 AI 웹툰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이 지난 4월 진행한 ‘젠버스’ 프로모션 행사는 조기 마감됐다. 이 회사의 목표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웹툰 창작자가 몰리면서다. 10장의 학습용 이미지를 입력하고 원하는 이미지를 설명하면 AI가 웹툰을 완성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라이언로켓 관계자는 “미드저니 등 기존 이미지 AI 서비스로는 캐릭터를 똑같은 느낌으로 다시 그리기 힘들다”며 “독자 AI 기술로 연재 지각, 휴재, 작붕(작화 붕괴) 등 웹툰 제작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