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14일 태평양에서 발사된 탄도탄 요격 미사일이 가상 핵탄두를 탑재하고 우주를 비행하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미사일 요격실험으로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망의 핵심기술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계획은 큰 진전을 보게 됐다. 비디오로 생중계된 이날 실험에서 정확히 요격기와 핵 탄두의 충돌 예상 시간인 이날 밤 11시9분(한국시간 15일 낮12시9분) 충돌 예상 지점인 지상2백25km 상공에서 거대한 흰 섬광이 보였으며 국방부 관계자들은 몇분 후 자료를 추적한 결과 목표물에 명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이 성공리에 끝남에 따라 적어도 초기 형태의 미사일방어망을 오는 2004년까지 배치한다는 부시 행정부의 당초계획이 큰 힘을 얻게 됐다. 미국은 이번 실험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미사일 요격 실험을 실시했으나 지난 1999년 10월의 첫 시험에서만 성공했을 뿐 작년 1월과 7월의 실험은 모두 실패로 끝나 미사일방어 체제가 기술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실험결과에 관계없이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국내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새로운 군비 경쟁을 경고하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는 15일 "미국의 미사일요격시험은 1972년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에 근거한 핵무기 철폐와 비확산분야의 모든 국제적 협약들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