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재채기에 코스닥은 독감" 미국 주요 IT기업들의 실적악화 경고로 코스닥시장의 상승엔진격인 IT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월초 대비 주가하락률에서도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미국 IT기업에 비해 국내의 유사 코스닥기업들의 주가 하락폭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올해 실적전망이 밝아 미국발 실적악화에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에 특별한 호재와 악재가 없다보니 실적악화와 나스닥 하락등의 소식에 일희일비하는 등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나스닥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코스닥 IT기업들도 실적호전과 낙폭과대를 등에 업고 상승탄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외 IT기업의 실적과 주가 비교=AT&T,NTT 등 세계적인 통신서비스업체들은 실적악화 전망에 시달리고 있다. AT&T는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1.59달러에서 0.22달러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주가도 하락추세다. AT&T는 지난 5월 초 IT 불경기 전망이 불거져 나온 후 23.08달러 수준에서 18.70달러(9일 종가기준)로 18% 가량 떨어졌다. 같은 통신서비스업종인 KTF도 이 기간에 4만8천원대에 달하던 주가가 3만4천원대로 29% 가량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KTF는 올해 예상 EPS가 1천6백81원으로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적만으로 보면 KTF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와 주성엔지니어링도 사정은 비슷하다. 반도체 불경기 전망으로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는 5월 이후 18.5%,주성엔지니어링은 무려 27.5% 미끌어졌다. 대표적 인터넷기업인 야후 e베이와 다음커뮤니케이션 옥션 등도 실적전망에 따라 미국측 기업들이 상승률은 크고,하락률은 낮은 주가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시스템통합업체인 EDS와 쌍용정보통신이 각각 9.25%와 21.48% 하락,올해 실적전망과 무관하게 주가차별화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통신단말기업체인 노키아는 47% 가량이 하락,국내 텔슨전자(-25.8%)보다 조정폭이 컸다. 이네트는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는 아리바에 비해 하락률이 낮았다. ◇투자전략=반도체가격 하락과 미국 IT기업의 실적악화 경고 등으로 코스닥 기술주들의 주가조정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IT산업과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전망이 비관적이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정영호 연구원은 "외국기업들의 경우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IT산업의 불경기에 따른 성장 한계에 맞닥뜨린 반면 코스닥기업들은 틈새시장 공략 등으로 대부분 실적전망이 밝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은 이날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SI) 네트워크통합(NI) 단말기업체 등의 경우 하반기 실적개선이 예상된다며 장기적인 매수관점이 요구된다고 발표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조재훈 팀장은 "미국 IT기업들의 실적경고로 과도하게 하락한 코스닥 유사기업중 비교적 실적전망이 밝은 종목을 저점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