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 지배구조 2원화 .. 의장.은행장구도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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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 합병은행의 경영지배구조가 행장과 이사회의장이라는 이원화된 구조를 갖는 것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합병후 예상되는 진통을 다소 완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진정한 '화학적 통합'을 이루는 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 합병은행 경영지배구조 =두 은행 합병추진위원회는 10일 "행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대신 독단적 경영을 막기 위해 이사회의장에게는 인사 등에 대한 거부권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합병에 의한 두 은행 직원들의 인사상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하지만 이사회의장에 대한 이같은 '특별예우'에도 불구하고 김상훈(국민) 김정태(주택) 두 은행장의 목표는 한결같이 합병은행장이다.
김 주택은행장은 이날 창립 34주년 기념사에서 "모든 합병논의는 주주와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 합병은행장 선정에 시장의 평가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국민은행측도 "자산규모가 크고 영업기반이 큰 국민은행이 행장을 배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나눠먹기식 합병 우려 =금융계에서는 합병은행이 '자리 나눠먹기식' 경영구조로 출발하면 향후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합병과정에서 경영지배구조가 이원화된 은행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국민은행은 지난 99년 장기신용은행을 합병하면서 오세종 당시 장기신용은행장을 이사회의장으로 받아들였다가 결국 행장이 이사회의장을 겸하는 것으로 체제를 바꾸었다.
이원화된 구조가 오히려 합병은행의 통합작업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씨티그룹(씨티코프+트래블러스보험)이 처음에는 존 리드 씨티코프 회장과 샌포드 웨일 트래블러스 회장이 공동의장을 맡았다가 결국 지난 4월 리드 회장이 물러나고 지금은 웨일 회장의 단독경영체제로 바뀐 상태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