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CDMA 중국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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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맞으면 간도 떼주는 것이 우리네 기질이다.바로 이것이 문제다.간까지 떼주고 나면 어떻게 사나.중국사람들은 다르다.말도 있지 않은가.OO들은 믿지 말라고…"
통신업체의 한 임원이 최근 사석에서 한 말이다.
이 사람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이동통신장비 중국 수출에 문제가 많다며 언성을 높였다.
CDMA는 한국이 맨 먼저 상용화한 이동통신기술로 한국을 'CDMA 종주국'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대통령이 두차례나 중국에 특사를 보내 우리 업체들을 참여시켜달라고 요청했던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그런데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중국 차이나유니콤으로부터 CDMA 장비를 수주한 뒤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계기부문이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0여개 한국 중계기 메이커들이 차이나유니콤과 접촉했다.
문제는 차이나유니콤의 비위를 맞추려고 값을 경쟁적으로 깎아줌은 물론 핵심기술까지 이전해주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바람에 이미 기반을 다져놓은 선발업체들마저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때마침 통신업계에는 '중국경계령'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CDMA에 관한 한 중국은 우리보다 한수 아래'라는 생각은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중국업체들의 기술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중싱통신이라는 장비업체는 한국에서도 최근에야 도입하기 시작한 cdma2000 1x(2.5세대 이동통신) 장비까지 선보였다는 얘기였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중국업체들에 대한 '구애'는 끊이지 않고 있다.
KTF는 최근 차이나유니콤의 CDMA사업부문인 신스콩과 포괄적 협력협정을 맺었고 기산텔레콤은 뚱방통신과 제휴해 CDMA 중계기 기술,HDR(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 등을 제공키로 했다.
물론 이같은 성과에 대해서는 해당업체들에 박수를 보낼 일이다.
다만 중국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간'까지 떼어주고 나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을 따름이다.
정부도 뒤늦게 이런 문제를 깨닫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김광현 IT부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