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경쟁력이다] 제2부 '성공시대' : 여성 사업인프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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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업인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없다.
인력,자금,기술 지원등의 인프라는 물론 사회적편견 제거라는 기본적인 환경마저 제공되지않아 여성기업인들은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보기술(IT)업체인 K사의 여사장 김모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신입사원 3명이 잇따라 사표를 내고 나간 것.1~2개월 근무하다 나간 표면적인 이유는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서.하지만 그들이 나간 진짜 이유는 여사장 밑에서 일하는게 불편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나중에 직원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건축물 리모델링업체인 H사의 여사장 이모씨는 발주처에 견적을 넣은 뒤 담당자로부터 가장 우수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성사단계에서 일감을 경쟁사에게 빼앗겼다.
로비에서 밀린 것. 여성기업인은 힘들다.
한국의 토양은 이들이 뿌리내리기에는 너무나도 척박하다.
여성기업인이 대출받을 때 남편의 보증서가 첨부돼야 하는 차별적인 관행은 물론이고 술자리나 인맥 등에 의해 이뤄지는 사업관행이 이들을 뿌리내리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여성의 사회 및 경제활동에 대한 인프라가 전무하다시피하다.
육아부담 해소를 위한 기본 인프라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핀란드와 뉴질랜드 등에 여성 대통령이나 총리가 속속 탄생하고 휴렛팩커드 등 세계적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여성이 늘고 있으나 한국사회는 여전히 여성에 대해 가시밭길 같은 풍토만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력 및 자금 부문의 인프라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여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마저 뿌리깊다.
이는 한국경제신문이 1일 여성주간(7월 1~7일)을 계기로 여성벤처협회와 공동으로 여성기업인 1백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여성기업인은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인력난(33%),자금난(29%),조직관리(27%) 기술 등 기타(11%)의 순으로 꼽았다.
일반 중소기업인들은 자금난을 압도적으로 꼽는데 비해 여성기업인들은 오히려 인력을 구하고 관리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성 밑에서는 일하기 힘들다는 남성우위 의식이 만연돼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여성기업을 위한 정책을 한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이 여성지원책을 만들고는 있지만 시스템으로 굳어지기에는 너무 멀다는 지적이다.
홍순영 기협중앙회 상무는 "21세기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될 여성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여성부를 발족시킨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여성에 대한 의식구조 개선과 이들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인프라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