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정경제부는 "서비스 산업과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서비스 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제조업과 대비되는 세제 금융상의 차별을 철폐하고 각종 규제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서비스업 비중이 미국등 선진국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98년을 고비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노동생산성이나 1인당 자본투입 규모 등에서 선진국에 비해 크게 열악한 것으로 지적됐다. 재경부의 이런 정책방향은 향후 우리경제의 성장과 내수부문의 역할등을 나름대로 감안한 것이겠지만 이례적인 서비스산업 육성론으로 받아 들여지는 분위기다. 최근 장관이 바뀐 후 제조업을 강조하는 듯한 산업자원부의 정책색깔과 비교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산업의 육성이든 제조업의 강조든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경제상황에 따라 서비스업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이고도 일관되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상호보완적 역할관계다. 과거에는 서비스업이 비생산적이고 자칫 성장잠재력을 훼손한다거나 제조업의 아무런 기반 없이도 서비스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시각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결정적 오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간의 이원화 또는 제로섬 게임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가치사슬이 치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제품생산의 과정만 봐도 원자재 부품의 물류,엔지니어링,생산된 제품의 물류,마케팅,애프터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가 투입되고,연구개발을 비롯 교육 경영자문 금융 회계 법률 의료등의 서비스도 동원된다. 효율적인 서비스 투입이 중요해지면서 아웃소싱이 일어나고 분화가 가속되고 있다. 이처럼 재화 한단위를 생산하는데 서비스 투입이 늘어나고,반대로 서비스 한단위 생산에 재화의 투입이 늘어나는 것은 이른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으로 표현된다. 그만큼 서로의 생산성이나 부가가치가 연관돼 간다는 얘기다. 사실 정보기술(IT)이 강조되는 것도 이런 융합과정에서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서비스산업에 눈을 돌린다면 융합적 가치사슬에 연관된 서비스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미국이 최근 신산업 분류체계를 도입하고 기술중심의 서비스업을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전문위원.경영과학박 ah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