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다른 일들을 하느라 바쁠 때 당신에게 일어나는 그 무엇'이라고 노래 부른 존 레넌. 자신의 노랫말에서처럼 레넌은 1980년 12월 8일 '이중 환상곡'의 후속 앨범 제작을 위해 밤늦게까지 스튜디오에서 일한 뒤 귀가하다 정신이상자 팬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레넌의 노래는 간결한 가사에 담겨 있는 강렬한 메시지와 '악성'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의 음악적 매력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또 노래도 노래지만, 여섯살 연상인 일본 여성 오노 요코와의 재혼과 반전운동 등 활발한 사회참여적 메시지, 문제성 발언 등으로 인해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기도 했다. 베트남전에 반대, 레넌과 오노가 나란히 침대에 드러누워 벌인 '베드인'(bed-in.누운 채 하는 파업)이나, 두 사람이 전라로 서 있는 모습을 앨범 재킷으로 제작한 '두 동정녀'의 출반 등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한길사)은 비틀스가 해체의 내리막길을 걷는 과정을 자타가 공인했던 그룹의 리더 레넌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데, 비틀스 대신 레넌이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한 오노가 꼭지점이다. 오노는 레넌으로 하여금 보편적 사고를 버리고 자아중심적 사고에 빠지도록 해헤로인과 마오이즘, 알코올의 세계로 인도해 간 일종의 '팜 파탈'로 역할했다는 시각을 이 책은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레넌과 오노는 궁극적으로는 상호보완적 관계였다는 중립적 태도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레논이 그녀에게 영향을 주었다기보다는 그녀가 레논보다 정신적으로 우월했기 때문에 그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예술적인 차원에서는 레넌이 그녀보다 뛰어났다. 그래서 그는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레넌이 오노를 만난 것은 26살 때로 오노는 당시 도쿄은행 뉴욕 지점장으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와 음대를 다니다가 행위예술에 심취해 있었으며, 두 사람은 여러 예술 장르에 관심이 많았던 폴 매카트니의 다양한 활약 덕택에 뉴욕의 한갤러리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비틀스의 노래를 들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 제임스 우달은 출판사 편집자, 저널리스트 출신의 자유기고가로 종합적인 정황 판단에 도움이 되는 객관적 사실들을 긴박감 있게 재구성했다. 김이섭 옮김. 232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 김형근 기자 happy@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