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소비자 大賞] 제2부 : 식음료 .. 농심 '신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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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 - 이상윤 ]
지난 86년 10월 처음 등장한 신라면은 15년째 라면지존의 위치를 지켜가고 있다.
신라면은 현재 1백50여종의 제품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24%라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신라면의 매출은 1천4백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농심측은 추정했다.
농심은 신라면이 이처럼 오랜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붉은 고추와 쇠고기가 잘 조화돼 매콤하고 개운한 쇠고기 국물맛과 매끄럽고 부드러운 면발을 꼽는다.
특히 표고버섯.건파.마늘 등으로 만든 스프도 첨가해 독특한 향미와 매콤한 맛을 내도록 한 것이 장기 히트상품이 되게 했다고 설명한다.
농심은 개발초기 이런 맛을 만들기 위해 1년넘게 고추재료 개발에 매달렸다.
연구원들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원료를 분석하고 재배합하면서 라면 국물을 마셨다.
2백여 차례가 넘는 실험 과정을 통해 면발도 기존의 각형이 아닌 원형을 택했다.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면발이 매운 국물맛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작업이었다.
신라면은 제품 출시와 함께 얼큰한 맛을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매운맛이 더 느껴지도록 포장을 붉은색으로 디자인한 이 제품은 시판 초기부터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출시 3개월 동안 총 29억원어치가 팔린 데 이어 87년 1백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판매량이 늘면서 라면시장을 평정했다.
농심관계자는 "한창 팔려나갈 땐 공급물량이 모자라 공장에서 출시된 제품이 온기도 식기전 따끈따근한 상태로 공장 부근의 소매점에서 판매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이러한 인기에 따라 컵과 큰사발 형태의 용기면으로 개발해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맛을 즐길 수있도록 했다.
특히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광고를 민생안심(민생안심)이라는 컨셉아래 "가까운 사이엔 언제나 농심 신라면이 있습니다"라는 헤드 카피를 정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가까운 사람끼리 정을 나누며 맛이 통하면 마음도 통한다는 내용이 소비자들에게 잔잔하게 파고 들면서 신라면의 브랜드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
신라면은 국내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전세계 7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일본 최대의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여러 유통업체에서 신라면은 일본라면보다 가격이 높음에도 인기제품으로 부상했다.
특히 작년 5월 일본 굴지의 식품업체인 가토기치사와의 업무 제휴를 계기로 일본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에서도 지속적인 광고와 판촉활동 등으로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라면은 이제 한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제품이 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