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지, 재무구조는 튼튼한지, 매출은 잘 늘어나고 있는지 등등 기업경영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흔히 재무제표를 참고한다. 하지만 단순한 재무제표 수치만으로는 그 회사의 매출액이 얼마고 부채는 얼마라는 등 단편적인 사실만 알 수 있어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현황이나 문제점 등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초 데이터를 활용, 각종 재무비율을 산출해 이를 표준 비율이나 과거 경영실적, 다른 회사의 경영 실적 등과 비교함으로써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현금흐름 등을 파악하곤 한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매출액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과 매출액 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이 있다. 쉽게 말해 "원어치 물건 팔아서 원의 이익이 남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게 나올수록 수익성이 좋은 것이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재료비 등 매출원가와 인건비 광고비 등 판매비.일반관리비를 뺀 것을, 경상이익은 영업이익에서 금융자산운용수익 등 영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데서 생긴 영업외수익은 더하고 빌린 돈에 대한 이자 등 영업외비용으로 나간 금액은 뺀 것을 말한다. 국내 제조업의 수익성을 외국과 비교해 보면 고유한 영업활동의 결과를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0%(90년대 평균)로 미국 7.7%(99년), 대만 7.3%(95년) 등에 비해 그리 낮지 않다.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2.9%.99년)보다는 약 2.4배나 높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그러나 불과 1.4%로 미국(8.6%) 대만(5.1%)은 물론 일본(2.9%)보다도 뒤떨어진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차입금 의존도(/총자본)가 높은데다 이자율이 높아 금융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발생한다. 금융비용부담률(금융비용/매출액)은 금리수준,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 매출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차입금 의존도와 이자율이 높아질수록 이자지급 등으로 빠져 나가는 영업외비용이 늘어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다.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이 떨어져도 마찬가지다. 자산규모에 비해 매출실적이 부진해 총자산회전율이 낮아지면 매출액에 대해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도 상대적으로 커진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금융비용부담률은 6.2%(90년대 평균)로 미국(2.2%.99년)의 약 2.8배, 일본(0.8%.99년)의 약 7.8배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는 46.6%로 미국(27.8%) 일본(33.1%)보다 높아 금융비용부담 증가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차입금 평균이자율도 11.9%로 미국(7.9%) 일본(2.3%)보다 높아 금융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총자산회전율은 0.94로 미국(1.0) 일본(1.0)보다 낮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