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증시 침체에서 완충 역할을 했지만 엄청난 실패를 초래한 경우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93년 미시간대학을 졸업한뒤 뉴욕에서 고섬 홀딩스라는 소규모 펀드를 운용하고있는 러셀 앤머스는 기술주를 발굴해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전략을 펼쳤으나 지난해무려 90%의 손실을 보아 월스트리트에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기관투자자나 소위 `증시큰손'들을 대상으로 하는 헤지펀드는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강한 것으로 인수됐으나 이처럼 대실패는 처음 있는 일이다. 헤지펀드 투자자문회사인 LJH 글로벌 인베스트먼츠를 운영하는 제임스 헤지스는 "이같은 급락은 헤지펀드계에서는 듣도 보고 못한 이라고 말했다. 앤머스는 지난 몇년간은 적지않은 성과를 올린 촉망받는 펀드매니저였다. 그가운용하는 고섬 홀딩스에 1천달러의 투자금을 맡긴 한 투자자는 지난 97년 6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고 지난 99년에는 240%라는 획기적인 수익을 거두기도 앴다. 앤머스는 대학때도 펀드운용에 있어 소질을 나타내 미시간대학 시절 한 투자경연대회에 출전해 50만달러의 투자금을 120만달러로 불려 2만여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9년의 전성기와는 달리 앤머스의 펀드는 지난해부터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MRV 커뮤니케이션. 엠코어. 겜스타 TV 가이드 인터내셔널 등을 보유하고 있던 지난해 2.4분기에는 수익률이 -90%까지 급락했다. 앤머스는 당시 "시장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유지할 것"이라며 "고도성장 업체를 찾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9월말 증시하락이 두드러지자 앤머스는 "하락장에서 매수포지션을 늘렸고 차입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은 잘못이었다"며 실수를 인정하기도 했다. 앤머스의 실수는 계속됐다. 그는 "11월부터 2000년 4월까지는 전통적으로 강세장"이라며 상승세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보유한 IBIS. 겜스타, 코핀 등이 폭락, 손실 규모를 더욱 키웠던 것이다. IBIS는 지난해 3월말 현재 주당 90달러였지만 9월엔 36달러로 떨어진데 이어 지금은 12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겜스타도 지난해 9월말 87달러였지만 현재는 36달러로 폭락했다.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앤머스는 "펀드운용을 위한 접근은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뤄진다"며 "펀드에 편입돼있는 종목의 잠재력이 언젠가는 증시에서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