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시장에 원금보전형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투자자를 유혹하는 상품들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원금보전형 상품이 당분간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외국계와 은행권까지 가세하면서 투자자의 선택폭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는 점도 인기몰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 외국계의 선전 =투신업계의 원금보전형 상품은 기본적으로 신탁재산의 80∼90%를 채권에 투자하고 채권 이자 수익만큼을 주식이나 주식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투신상품이 원래 '실적배당'에 근거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금보전'을 강조하는 상품의 시장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외국계인 씨티은행이 '씨티가란트' 펀드를 선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신탁자산의 일부를 할인채에 투자해 원금을 확보하고 나머지를 전세계 성장성이 높은 생명공학 관련 기업의 신주인수권부에 투자하는 구조를 갖춘 이 상품은 씨티그룹의 공신력에 힘입어 단일 해외펀드로는 최대 규모인 1천9백60억원이라는 판매실적을 올렸다. 은행 금리에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작년 30∼40%의 원금을 까먹었던 투신 고객에게 '원금보전+α'라는 미끼는 약발이 먹혀 들어갔다. 이에 국내 투신사들도 새로운 방식의 원금 보전형 펀드를 내놓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삼성투신의 '세이프가드펀드'다. 2년 만기인 이 상품은 자산의 8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KOSPI200 지수연동옵션'에 투자해 추가수익을 노린다. 옵션의 특성을 이용해 예상 수익률을 미리 확정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만기까지 한 번이라도 KOSPI200 지수 상승률이 50%를 넘으면 채권금리에 따라 12∼15%의 수익률을 확정하되 50% 이하일 때는 지수상승률 만큼을 수익률로 확보할 수 있다. 최고 49%의 추가수익률이 가능한 셈이다. 이밖에 대한 한국 제일 한빛투신 등은 현.선물간 차익거래를 주로 활용하거나 지수옵션 등으로 추가수익을 추구하는 혼합형펀드를 원금보전형 펀드로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 은행들의 가세 =채권형펀드의 자금유입이 주춤하자 은행들도 주식형을 가미한 새로운 신탁상품으로 원금보전형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민슈퍼정기예금'과 국은투신이 운용하는 '황금분할주식투자신탁'에 80 대 20으로 편입시키는 '빅맨황금분할투자상품'을 지난 14일 내놓았다. 1년 만기로 정기예금의 확정이자 범위 내에서 손절매 한도를 정해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원금손실의 위험을 제거한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국공채와 투자적격 회사채에 투자해 얻은 이자 범위 안에서 주식에 운용하는 '이익투자형 단위금전신탁'도 개발, 주식형 상품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업 한빛은행 등은 은행신탁의 인기상품인 신노후생활연금신탁에 주식형을 가미한 경우다. 기업은행의 '주식형 신노후생활연금신탁'과 한빛은행의 '탄탄플러스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은 자산의 10%까지 주식과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따라서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의 안정성과 초과 수익까지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와 은행 투신사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더욱 다양한 구조를 갖춘 원금 보전형 상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