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직관료 '정치비즈니스' 각광 .. 공직경험 살려 정책조언등 '이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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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와 행정부 등 공직을 그만둔 뒤 곧바로 재계에 뛰어드는 정치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공직생활의 경험을 무기로 돈을 버는 이른바 '정치 비즈니스'다.
1982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컨설팅회사를 차리면서 개척한 이 분야는 요즘들어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주자는 윌리엄 코헨 전 국방장관.
지난 2월 장관직을 떠난 뒤 이틀 만에 3명의 전직 부하들과 함께 코헨그룹이란 글로벌비즈니스 컨설팅회사를 차렸다.
그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외국 정부나 기업의 정책결정자들에게 접근하는 법은 물론 누가 실질적인 정책결정자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바로 이런 것들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밝힌다.
워싱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코헨그룹은 현재 유럽 남미 중국 등에서 영업하는 15개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회사당 연간 25만달러에서 1백만달러의 자문수수료를 받는다.
코헨은 자신의 상품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미국정찰기의 중국 불시착 등 국제적인 이슈가 터질 때마다 TV의 정치토크쇼에 자주 출연하는 것은 물론 전직 장관 신분으로 외국 국방부장관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키신저가 운영하는 컨설팅회사의 부회장으로 들어간 토머스 맥라티3세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기업활동이 세계화됨에 따라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최대화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해당국가의 정치적인 기상도를 설명해주는 국제전략컨설팅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현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IBM AIG그룹 엑슨모빌 UPS 델타항공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정치비즈니스'는 자신이 근무했던 부서에 전화를 걸어 청탁을 하는 식의 로비와는 성격이 달라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따라서 정치인들의 비즈니스 쪽으로의 행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새뮤얼 버거 전 안보담당보좌관은 최근 스톤브리시인터내셔널이란 회사를 차려 증권회사인 리먼브러더스와 법률법인인 호간&하트슨의 자문을 해주고 있다.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대사와 공기업 성격을 띠고 있는 주택금융기관 퍼니매의 CEO를 역임한 제임스 존슨도 최근 페이세스은행의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윌리엄 켄나드 전 FCC(연방통신위원회)위원장도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이 활약하고 있는 칼라일그룹의 통신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